‘필승조’ 부상에 마운드 책임감
“실패를 통해 더 강해졌다”
김재열이 KIA 타이거즈의 ‘싸움닭’을 자처했다.
올 시즌 KIA 마운드에는 부상이 겹쳤다. 전반기에는 선발진의 부상이 이어지면서 고전했고, 후반기에는 불펜에 부상 경보가 내려졌다.
7월 29일 장현식에 이어 7월 31일에는 전상현이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조가 됐다. 8월 10일에는 마무리 정해영까지 오른쪽 어깨 염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는 등 KIA의 강점으로 꼽혔던 ‘필승조’가 동반 이탈했다.
8월 23일 정해영이 복귀했지만 장현식과 전상현은 부재중이다.
필승조는 빠졌지만 오히려 KIA 불펜 분위기는 뜨겁다. 김재열도 “우리 팀이 약하지 않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며 당당히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올해로 KIA에서 3년 차. 김재열은 2014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롯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지만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방위산업체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사회인 야구단에서 활약했던 그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20년 우여곡절 육성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었고, 같은해 9월 6일에는 간절하게 기다렸던 프로 데뷔전도 치렀다.
첫 등판 당시 긴장감으로 손을 떠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 시즌은 누구보다 강렬한 눈빛으로 타자들을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지난해 맷 윌리엄스 감독이 마무리 후보로도 언급했던 김재열은 2021년 24경기(32.2이닝)에 나와 경험을 쌓았고, 올 시즌에는 긴장감 가득한 순간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면서 김재열은 KIA 불펜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좋은 커브를 보유한 김재열은 지난 2일 삼성전에서는 150㎞를 찍으면서 강렬함을 더하기도 했다.
김재열은 실패를 통해서 더 강해졌다고 말한다.
그는 “작년보다는 중요한 상황에 등판을 많이 하고 있다. 좋은 경험이 된다. 작년에는 타이트한 상황에 못 나가봤는데 올해는 못할 때도 있지만 경험하면서 조금씩 보완해나가는 느낌이다”며 “처음에 중요한 상황에 나가다 보니까 나도 어수선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몰라서 결과가 좋지 않기도 했다. 안 좋은 경험이었지만 그걸 경험하면서 많이 배웠다. 코치님께서도 상황에 따른 위기 대처법을 알려주시고 이런 게 쌓이니 지금은 확실히 내 임무를 알고 올라가게 된다”고 말했다.
또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을 배우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확신이 서는 것 같다. 자신감 있게 하는 것 같다.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자신감이 생기니까 결과가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필승조의 부상으로 인해 불펜에 쏟아지는 우려의 시선도 오히려 김재열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그는 “기회라고 하지만 기회라기보다는 팀을 위해서 누군가 해야 하는 자리다. (마운드에서) 나밖에 없다는 마음가짐을 가져가야 한다. 개인 성적보다는 팀이 약하지 않다라는 사실을 각인시키고 싶다. 그래서 이기려고 한다”며 “항상 기세는 밀리면 안 되다는 생각이다. 긴장된 모습 보여주기 싫고 항상 당당하고 기세 있게 하고 싶다. 못 던진 날도 그렇게 내려오고 싶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개인보다 팀’을 먼저 이야기하는 김재열은 도움이 되는 선수로 시즌 마지막까지 달리겠다는 각오다. 그는 기분 좋게 시즌을 마무리하고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 ‘예비 신랑’이기도 하다.
김재열은 “오는 12월 3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며 “팀에 많은 도움이 되면 좋겠다. 개인 성적을 떠나서 팀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기분이 좋다.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니까 마운드에서 강한 모습을 남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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