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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팍팍한 삶에…보육원 찾는 ‘키다리 아저씨’도 뜸해졌다

by 광주일보 2022.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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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세제나 샴푸, 화장지, 학용품 등 생필품 보다는 라면이나 과자, 빵, 과일로 후원해주시면 안 될까요?”

추석 연휴(9~12일)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광주지역 보육시설을 찾는 ‘키다리 아저씨’들의 발길이 예년 같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3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대면 접촉을 꺼리는 경향이 짙어진 데다, 직장인과 기업을 가릴 것 없이 지역경제가 한껏 움츠러들면서 민간부문 기부 활동도 위축됐다는 것이다.

보육원 출신 10대 남녀 2명의 비보가 잇따라 날아든 터라 보육시설마다 쓸쓸함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일부 보육원은 휴지와 세제 등 생필품 후원 의사를 밝혀오면 “고물가에 아이들 먹거리라도 부족하지 않게 하고 싶다. 이왕이면 과일이나 라면 등 먹거리로 후원해달라”고 어렵게 말을 꺼내는 곳도 있다고 한다.

31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에 있는 보육원 등 아동양육시설은 모두 10곳이다. 8월 말 현재 400여 명의 아이들이 입소해 생활 중이다.

보육원 등 아동양육시설이 연중 가장 활발해지는 시기는 딱 4차례다. 설, 어린이날, 추석, 성탄절. 우열을 가리기 어렵지만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듯이 추석을 앞두고 이곳에도 후원자 등 방문객이 밀물 밀려오듯이 밀려들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공기관, 자영업자, 교육기관, 민간 모임, 각종 협회, 뜻있는 개인까지 온정을 전하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추석을 앞두고 계속됐다.

하지만 코로나 유행 이후 후원자 등 방문객이 뚝 끊겼다는 게 보육시설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방문객이 줄면서 후원금, 후원 물품도 자연스럽게 줄었다고 한다. 코로나 유행 이전과 비교하면 보육시설마다 10~50%까지 줄었다는 게 시설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기업 등이 물품 후원을 하고서 기념 촬영을 하는 사례도 예년에는 많았지만, 코로나 이후 이러한 방문 자체가 어려워진 것도 후원 물품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

보육시설 종사자들은 무엇보다 “시설에서 대면 접촉이 제한되는 점이 특히 아쉽다”고 전했다.

후원자들과 입소 아동 간 만남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온기를 나눌 기회가 적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전 같으면 봄에는 놀이 동산, 여름에는 물놀이, 가을에는 단풍 명소를 찾는 등 후원기업, 후원자와의 나들이도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다만 정부 및 지자체 지원과 정기 후원자들의 온정은 여전해서 아동들을 보살피는 데엔 큰 어려움은 없다고 한다. 물론 정기 후원자가 많지 않은 곳은 허리띠를 바짝 조여야 하는 형편이다.

여기에 최근 고물가로 인해 보육시설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식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 아이들을 위한 물품이나 음식이 혹시 부족하지 않겠냐는 점에서다.

보육시설 ‘신애원’ 관계자는 “아직 추석맞이 준비를 시작하진 않았지만, 식재료 가격이 많이 올라 살짝 걱정은 된다”고 말했다. ‘용진 육아원’ 관계자도 “아이들의 생계비는 그대로인데 시장 물가는 많이 올랐다”면서 “이번 추석에도 코로나로 송편 만들기 등의 실내 활동만을 진행하는데 식료품 가격이 많이 올라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지난해와 같은 비용으로 명절을 준비하면 음식과 물품의 종류와 개수 또는 양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보육시설은 후원문의가 들어오면 아이들의 부식으로 후원을 해달라고 요청을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노틀담 형제의 집’ 관계자는 “추석이 2주 정도 남았지만, 코로나 전처럼 활발하게 후원이 들어오진 않고 있다”면서 “지난해와 같은 금액으로 물품을 구매하면 물품의 양이 줄고 있다. 세제나 휴지 등을 후원하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오면 아이들 먹거리라도 부족하지 않도록 먹거리로 후원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단 아동시설뿐 아니라 다른 복지시설도 비슷한 상황이다. 특히 어르신 대상으로 하는 복지시설의 경우 추석 명절 음식 장만에 걱정이 앞서고 있다.

양지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매년 명절을 앞두고 음식을 장만해야 해서 나누는 행사를 해왔는데 물가가 너무 올라서 음식이 1~2가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광주시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도 “설과 추석에는 홀몸노인이나 사각지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명절 상차림을 해드리고 있는데 반찬 수가 줄거나 종류가 달라질 것 같다”고 걱정을 하고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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