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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버려진 반려동물, 보호소에서도 쫓겨날 처지

by 광주일보 2022.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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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동물보호소 전임 소장 등 불법증축 민원에 철거 불가피
보호소 “유기동물 늘어나 과밀 상태…안락사 줄이려고 한 일”
전국 애견인 등 “동물들이 무슨 죄, 공격 멈춰라” 옹호글 쇄도
광주시 북구 본촌동 동물보호소에 보호되고 있는 대형견이 지난 27일 불법증축된 견사에서 과밀상태로 생활하고 있다.
주인에게 버려져 광주에 단 하나뿐인 ‘광주시 동물보호소’로 들어간 반려동물 100여 마리가 동물보호소에서까지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광주시가 민간업체에 운영을 맡긴 동물보호소 우리(케이지) 일부가 불법 건축됐다는 민원이 잇따르면서다.

광주시와 동물보호소 측은 “다른 광역 시·도와 달리 안락사를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보호 중인 동물이 늘어나 불가피하게 증축이 불법으로 이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민원에 따라 불법증축시설을 철거하게 되면 보호할 공간이 없어진다”고 난감해하고 있다.

29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 “광주시 동물보호소에서 불법 증축이 이뤄졌고, 보호 동물의 과밀 문제도 심각하다”는 취지의 민원이 이어졌다. 민원은 국민신문고과 동물보호소가 있는 북구청 등에 접수됐다. 또한 동물보호소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관련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민원 내용은 동물보호소 1·2층 창고나 직원휴게실, 마당, 보호동 복도 등에 추가로 설치된 견사가 불법건축물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증축된 시설물 철거를 요구하고, 적정 보호 두수를 유지하라는 내용이다.

민원을 낸 이들 중에는 지난해까지 동물보호소를 위탁 운영하던 동물단체 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보호소 측에서는 과거 운영할 때 제기된 내부갈등 때문에 민원을 접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물보호소는 유기동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유실 동물의 주인을 찾아주거나 입양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지난 2011년 광주시 북구 본촌동에 개소해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동물보호소는 위탁을 맡을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동물보호 단체가 임시로 맡는 실정이다. 동물보호소는 건물 2개 동에, 동물보호실, 진료실, 사무실을 갖추고 있으며 진료 수의사를 포함해 12명이 근무하고 있다.

점차 늘어나는 유기 동물에 동물 보호소는 2차례나 증축을 해 보호 적정 두수를 늘렸지만 버려지는 동물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광주시의 설명이다.

2011년 개소 당시 동물보호소(면적 420㎡) 보호 적정 두수는 130두였다. 2011년 광주시 유기동물은 1842두였지만 2019년에는 3830두가 버려져 8년 사이 2배를 넘겼다. 이에 광주시는 2차례 동물보호소의 시설을 확대했다.

2016년 1차 증축(126㎡ 확장)을 진행해 250두까지 수용 능력을 늘렸고, 2018년에는 84㎡의 면적을 더 늘려 350두까지 보호할 시설을 확보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27일 기준 동물보호소에는 총 508두(개 220두·고양이 288두)가 지내고 있다. 여전히 유기동물은 늘고 보호시설은 과밀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물보호소는 지난 2016년 이전부터 마당과 복도 등 남는 공간에 사육 케이지를 붙이고 천장을 만들어 불법증축을 해왔다. 결국 불법 증축 공간(250㎡)이 일반견사(200㎡)의 공간을 뛰어넘게 돼버렸다는 것이 동물보호소의 설명이다.

동물보호소와 광주시는 유기동물의 안락사보다는 보호와 입양에 무게를 두고 있어 과밀 현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보호소 관계자는 “적정 두수를 초과한 것은 사실이지만, 생명을 함부로 할 수 없어 보호와 입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동물보호소의 최근 5년(2017년~2021년) 연평균 안락사 비율은 22.5%인데 반해 광주시 동물보호소의 안락사 비율은 9.4%뿐이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애견인들은 광주시 동물보호소 게시판에 “아이들이(동물들이) 무슨 죄를 지었길래 민원을 넣습니까” 등의 동물보호소 옹호 글을 올리고 있다.

광주시도 관련 민원을 접수하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광주시 담당자도 “불법증축 부분을 확인했지만, 철거할 경우에는 당장 동물들이 지낼 공간이 없어지기 때문에 철거결정도 쉽지 않다”면서 “광역동물복지센터가 2024년 완공 예정이지만 그 이전에 해결방안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글.사진=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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