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전남지역 초중고 1172개교 가운데 631개교(53.8%)에 1군 발암물질인 석면으로 된 건축물이 존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유치원의 경우 광주·전남 792곳 가운데 141곳(17.8%)에서 석면 건축물이 확인됐다.
석면 실태조사 결과를 내놓은 환경단체는 2027년까지 ‘석면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장기 계획을 존중한다면서도 방학 기간 집중되는 석면 해체 공사에 대해선 우려를 표시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을 갖춘 석면 해체 공사 업체 규모가 제한된 가운데 목표 달성을 위해 졸속 공사 또는 감리부실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석면 해체 공사 일정 등 관련 정보가 학부모 등에게 충실하게 제공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비판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는 24일 광주·전남 초중고교 1172곳에 대한 석면 건축물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체 학교의 절반이 넘는 631개교(53.8%)에서 석면건축물이 확인됐다.
광주에서는 초중고 310개교 가운데 112곳(39.4%)에서 석면 건축물이 확인됐다. 석면 건축물이 있는 학교 비율은 고교 42%(66곳 중 28곳), 초등학교 39.6%(154곳 중 61곳), 중학교 36.7%(90곳 중 33곳) 순으로 조사됐다.
전남에서는 862개교 가운데 509개교(59.0%)에서 석면이 관찰됐는데, 이는 전국 광역지자체 중에서 석면 학교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이라고 단체 측은 밝혔다. 초중고별 석면 학교 비율은 고교가 63.2%(144곳 중 91곳)로 가장 많고, 초등학교 58.9%(462곳 중 272곳), 중학교 57.0%(256곳 중 146곳)로 나타났다.
유치원의 경우 광주 전체 287곳 가운데 35곳(12.2%), 전남은 505곳 중 106곳(21.0%)에서 석면 건축물이 확인됐다.
광주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정부가 2027년 무석면 학교를 목표로 석면 해체 작업을 진행하는데 대해 “목표달성보다 안전한 석면철거 과정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방학에 집중해서 석면 해체 공사가 진행되다 보니 날림 공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고, 공기 일정 등으로 전체가 아닌 부분 해체가 이뤄지는 학교가 많은 점도 지적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시공 경험과 인력 등을 보유한 석면 해체 업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쫓기듯 공사를 몰아치면 되레 공사 후 공기 중에 석면가루가 날려 학생과 교사 등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단체는 “석면 해체 과정에서 안전 지침이 지켜지지 않아 문제가 된 사례가 여럿 있었고, 최근에는 코로나 유행으로 작업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특히 일부 학교에선 학생과 학부모에게 방학 중 석면 공사가 진행된다는 사실조차 공지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물질로 10~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 등을 일으키는 위험 물질”이라며 ▲학부모, 전문가로 구성된 감시체계 구성 및 모니터링 ▲학교별 석면 건축물 일시 철거 ▲2027년까지의 석면 해체 공사 일정 공개 등을 교육당국에 요구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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