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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기자

홍석원 광주시향 예술감독 “지휘 대신 피아노 연주 무대 영광이죠”

by 광주일보 2022.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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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유·스퀘어 금호아트홀
단원들과 모차르트 실내악 연주
“윤이상 ‘광주여 영원히’ 녹음 의미”

지난 11일 광주시향 연습실에서 연습 중인 홍석원 감독(왼쪽 2번째)과 수·차석 단원들. <광주시향 제공>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가 피아노 연주자로 무대에 서는 것은 드문 일이다. 특히나 전문 연주자 출신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31일 광주시향 실내악 시리즈 Ⅱ ‘Quartett in G minor’(오후 7시 30분 유·스퀘어 금호아트홀) 공연에 피아노 연주자로 무대에 오르는 홍석원 광주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홍 감독은 이날 박신영·정수지·최승욱 등 시향 수·차석 단원들과 ‘모차르트 피아노 4중주 1번 G단조’를 연주한다. 공연을 앞둔 지난 11일 홍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전문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관객, 시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무대에 선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시향은 시민을 위한 연주단체이기에 모든 의사 결정의 기준은 시민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관람객들에 색다른 재미를 줄 있는 무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휘자가 아닌 피아노 연주자로 무대에 설 수 있어 감사하고 영광스럽습니다.”

홍 감독의 피아노 데뷔(?) 무대는 관객들에게 좀더 신선하고 참신한 무대를 보여주자는 의견이 모아진 데서 시작됐다. 서울대에서 작곡과 지휘를 전공한 홍 감독이지만 기본적으로 피아노 연주실력을 갖췄다. 학부시절 피아노 수업을 이수하기 때문인데 홍 감독은 나름 괜찮은 피아노 성적을 기록했다고 했다.

홍 감독은 공연 일정이 정해진 올 초부터 틈나는 대로 개인 연습시간을 갖고있다. 레퍼토리 ‘모차르트 피아노 4중주 1번 G단조’는 홍 감독과 단원들의 함께 정했다. 모차르트는 장조 곡을 많이 썼던터라 그의 단조 음악은 특별함은 특별하다. 물론 전문 연주자가 아닌 홍 감독을 배려한 면도 없지 않다.

홍 감독과 수·차석 단원들은 지금까지 6차례 정도 함께 연습시간을 가졌다. 홍 감독은 연신 자신의 실력에 겸손함을 보였지만 함께 무대를 갖는 첼리스트 최승욱(수석단원)은 “감독님 실력에 생각보다 놀랐다. 감독님이 피아노 협연자가 올 때마다 피아노로 리딩을 하신다는 걸 알고 당연히 피아노 실력이 높다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 함께 연주를 해보니 깜짝 놀랄 만한 실력이었다”고 말했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신영(수석단원)은 “감독님이 피아노에 이렇게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 줄 몰랐다. 함께 해보니 연주 욕심도 있으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예술감독과 합주해본 경험이 없는데, 색다른 경험이다. 여타 감독들과는 달리 겸손하고 배려가 많은 감독이다. 광주시향 융화에있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명의 단원은 2바이올린의 홍의정과 함께 그리그의 ‘현악사중주 1번 G단조’도 들려줄 예정이다.

홍 감독은 지난 2021년 2월 광주시향 제 13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코로나19와 대극장 리모델링이라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서울 교향악축제을 통해 광주시향의 수준을 전국에 알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홍 감독은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을 틈틈이 선보이고 있다. 쇼스타코비치와 광주와의 닮은 점 때문이다.

“쇼스타코비치는 스탈린 시대 인간의 자유를 노래한 당시 반체제적인 작품이 많아요. 그의 작품이 5·18, 광주의 역사와 맞아 떨어진다고 할 수 있죠. 특히 그의 교향곡 15개 가운데 11번은 5·18민중항쟁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마음 같아서는 전곡을 연주하고 싶지만 연주단체가 많지 않은 지역 특성상 시민들에게 브람스, 베토벤, 모차르트와 같은 대중적인 곡들도 들려드려야 한다는 책임도 있죠.”

홍 감독의 방 안에 놓인 그랜드피아노 위에는 쇼스타코비치 관련 도서가 여럿 놓여있었다.

광주시향은 오는 10월 특별한 무대를 준비 중이다.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리는 초청 무대. 사실 이번 공연은 피아니스트 임윤찬과의 협연 무대로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지만 홍 감독과 시향에게는 이와는 다른 의미의 공연이다.

“윤이상은 한국인 중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작곡가입니다. 특히 그가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듣고 작곡한 ‘광주여 영원히’를 그의 고향인 통영에서 그리고 국내에서 가장 좋은 음악홀에서 연주, 녹음까지 한다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유튜브에 ‘광주를 영원히’를 검색하면 외국 오케스트라만 조회돼 안타까웠어요. 광주시향으로서 ‘광주를 영원히’만큼은 의무감을 가져야 하는 곡이라 생각합니다.”

광주시향은 하반기 일정은 광주시민들에게 한층 품격 있는 무대를 선보이기 위한 고민이 엿보인다. 9월 17일 정기연주회 무대에 함께 오르는 폴 루이스와는 리스트의 곡을 연주한다. 11월 19일에는 플루티스트 윤혜리, 12월 23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이 함께 한다.

홍 감독 “광주시향 단원들의 수준 높은 연주 실력과 음악에 대한 욕심과 열정에 큰 인상을 받았다”며 “모시기 힘든 세계적인 연주자들과의 공연을 많지 준비했다. 많은 시민들이 공연을 관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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