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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한 권의 책에 다양한 작품들 ‘앤솔로지’ 열풍

by 광주일보 2022.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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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 24, 지난해 앤솔러지 330종 출간 … 2019년 대비 2.7배
테마소설 시리즈·‘국립존엄보장센터’ 등 SF소설·에세이 인기

‘어린이의 마음으로’, ‘사물들(랜드마크)’, ‘여행하는 소설’,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국립존엄보장센터’,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관종이라는 말이 좀 그렇죠’….

이들 작품집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앤솔러지다. 특정한 주제 또는 특정한 시대를 기준으로 작품을 하나의 책에 수록하는 것을 앤솔러지라 한다. 원래 ‘꽃다발’이라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 ‘앤톨로기아’에서 유래했다. 일반적으로 시나 소설 등 문학 작품들을 하나의 책으로 묶은 것을 말한다. 지금은 문학 외에도 다양한 예술 장르, 음악이나 미술 등에서도 앤솔러지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한 권의 책에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수록한 앤솔로지 출간이 꾸준히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국내 문학 분야 앤솔로지 출간이 증가 추세다. 집계 결과 최근 3년간 에세이를 비롯해 소설 앤솔러지 신간이 늘었다. 지난해 에세이 앤솔러지 출간은 330종으로, 2019년 대비 약 2.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설 앤솔러지 출간도 133종으로 2019년 대비 약 1.14배 늘었다.

앤솔러지 출간 흐름에는 신진 작가들의 참여가 활발해진 것도 한 이유다. 특히 2012년 이후 등단했거나 첫 소설집이나 장편소설, 시집을 발간한 문인들 가운데 선발된 16명의 ‘2022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예스24) 후보들만 봐도 대다수가 앤솔러지를 1회 이상 출간했다.

올해 상반기 출간된 소설 앤솔러지 가운데 눈에 띄는 작품집은 여행을 모티브로 한 ‘여행하는 소설’을 들 수 있다. 장류진, 윤고은, 기준영, 김금희, 이장욱, 김애란, 천선란작가가 저마다 여행을 매개로 작품을 썼다.

책은 창비교육에서 출간하는 테마 소설 시리즈 다섯 번째 책으로 나왔다. 이전에는 노동을 주제로 한 ‘땀 흘리는 소설’을 비롯해 사랑을 모티브로 한 ‘가슴 뛰는 소설’, 재난에 초점을 맞춘 ‘기억하는 소설’, 생태를 초점화한 ‘숨 쉬는 소설’ 등이 있었다.

여행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펴낸 작품들은 여행에 대한 단상들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장류진의 ‘탐페레 공항’은 여행을 매개로 젊은이의 순수한 꿈을 풀어낸다. 작가는 여행의 흔적은 ‘나’의 꿈의 재발견임을 이야기한다.

천선란의 ‘사막으로’는 본다고 믿는 것을 찾아가는 여정에 초점을 맞췄다. 삶은 절실한 무엇 하나를 붙잡고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메시지는 잔잔한 울림을 준다.

독자들 취향에 맞춰 장르 문학 앤솔러지도 확장되는 추세다. 상반기에는 SF소설 앤솔러지의 출간과 판매 증가가 동시에 이루어졌다. 여러 작가들의 작품이 짧게 수록되는 앤솔러지의 특징이 SF 장르에 대한 독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예스24가 최근 5년간 국내 SF소설 앤솔러지 출간 집계 결과 2017년 3종이었던 것이 올 상반기에는 13종으로 늘었다. 독자들의 취향이 세분화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SF 작가 남유하, 원종우, 김이환, 김주영, 김창규의 작품을 한 권에 담은 ‘국립존엄보장센터’는 예측 불가능한 세상에 사는 독자들에게 다양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책은 전국국어교사모임 독서분과 물꼬방 교사들이 기획한 ‘함께 읽는 소설’ 시리즈 첫 권이다. 5편의 소설은 극적인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고 묻는다.

아울러 앤솔러지의 특징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는 주제를 반영한다는 데 있다. 최근에는 기후나 젠더 등 이슈에 도전하는 작가들이 늘고 있다. 하나의 사안을 바라보는 여러 작가들의 사유는 독자에게 폭 넓은 시각을 제시한다.

젊은 소설가 8인이 ‘관종’을 모티브로 그린 ‘관종이라는 말이 좀 그렇죠’, 기후 위기를 조명한 4인 작가의 ‘일인용 캡슐’, 산후우울증을 그린 여성 작가 4인의 ‘너메시스’는 최근의 화두와 맞물린 작품집이라 할 수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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