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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냉난방비·식품비 지원…할머니들 “경로당이 최고 피서지”

by 광주일보 2022.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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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광주 도심 경로당 둘러보니]
계림동 유림경로당 등 11곳 할머니들 TV 보거나 담소 나눠
할아버지들은 광주공원 등서 바둑·장기 두며 ‘망중한’ 즐겨
“여초현상에 가고 싶어도… 남성 경로당 별도 운영했으면”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18일 오후 광주시 동구 계림동의 유림경로당에서는 할머니들이 모여 화투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고(위), 17일 오후 광주시 북구 우산근린공원에서는 할아버지들이 삼삼오오 모여 친목을 다지고 있다.

18일 오후 3시 광주시 동구 계림동 ‘유림경로당’에선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경로당이 자리잡은 주택가 골목 공기는 장맛비 때문에 후텁지근했지만, 10평(35㎡) 남짓한 경로당 안은 최신식 에어컨이 쉴 새 없이 찬 공기를 내뿜어 쾌적했다. 이곳에서 60~80대 할머니 20명은 화투 놀이를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며 무더위를 날려 보내고 있었다. 선풍기에 바람을 쐬며 안마의자에 누워 피로를 푸는 할머니도 보였다.

할머니들은 “구청에서 냉방비를 지원해줘서 오갈 데 없는 우리가 호사를 누린다. 피서가 따로 있나, 여름엔 경로당이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17일 찾은 북구 오치동 럭키아파트 경로당 역시 시원하고 쾌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11명의 할머니가 옹기종기 모여 텔레비전을 보거나 담소를 나누며 불볕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18일 오후 광주시 동구 계림동의 유림경로당에서는 할머니들이 모여 화투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고(위), 17일 오후 광주시 북구 우산근린공원에서는 할아버지들이 삼삼오오 모여 친목을 다지고 있다.

17일을 전후로 약 닷새간 광주시내 경로당 11곳을 둘러봤더니 전기요금 걱정 때문에 에어컨을 틀지 못하는 경로당은 한 곳도 없었다. 대체로 시원하고 쾌적했으며 안마기, 에어컨, 주방 설비 등을 갖춰 노인들이 여름을 나기에 무리가 없어 보였고, 경로당마다 노인들로 북적였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운영을 중단했던 경로당이 여름을 맞아 호황기에 접어든 것이다.

다만 노인들이 ‘최고의 피서지’로 꼽는 경로당에서 할아버지들을 만나기가 어려웠던 점은 의외였다.

의문은 야외 공원 등지에서 할아버지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풀렸다.

17~19일 북구 우산근린공원에는 할아버지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장맛비가 쏟아진 18일을 제외하고는 그늘마다 간이 의자와 테이블을 펼쳐두고 바둑과 장기, 화투 놀이를 즐기는 할아버지들이 줄잡아 50명을 웃돌았다. 30도를 웃도는 날씨였지만, 삼복더위를 원망하는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더위가 느껴지면 웃옷을 벗고 속옷 차림으로 느긋하게 부채질을 했다. 할아버지들의 주름진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테이블 장기판을 사이에 두고 “장이오”라고 외치는 할아버지들의 목소리는 활기찼다. 훈수를 두는 노인도 관전하는 노인도 9할은 할아버지들이었다.

공원에서 만난 허순재(68) 할아버지는 “경로당에서 텔레비전만 보는 것보다 좋은 공기 마시며 바둑과 장기를 두면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며 “야외에서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즐겁고 귀하다”고 말했다. 정대복(70) 할아버지는 “코로나 때문에 실내에 있기 무서워 경로당에 가지 않는다”며 “바깥 바람이 에어컨보다 좋다. 힘이 남아 있을 때 바깥에서 친구들과 놀고 싶다”고 말했다.

일부 할아버지들은 경로당은 가고 싶은데 ‘여초 현상’ 등 여러 이유로 망설여진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조현갑(83) 할아버지는 “경로당에서 내가 할머니들이랑 밥 차리고 요가를 할 순 없지 않느냐”며 “할머니들과 달리 남자들끼리는 친해지기 힘들다. 내 친구들도 모두 비슷한 생각이다. 친구들이 여기에 있는데 경로당 가서 새 친구 사귀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경로당에서 운영 중인 프로그램이 댄스·요가 등 할머니들 위주로 짜여 있다며 불만을 내비치는 이들도 일부 있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해 일부 경로당은 남성 전용 공간을 분리해 별도로 남성경로당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광주 1352개 경로당 중 서구 삼익경로당 등 48곳이 남성경로당을 운영 중이다. 자치구별 차이는 있지만, 광주 5개 자치구는 시비와 구비, 국비 등을 합쳐 경로당 1곳당 연간 300~500만원 수준의 운영비를 지원 중이다. 운영비와 별개로 냉·난방비와 양곡비도 지원한다.

광주시 관계자는 “5개 자치구와 논의를 거쳐 광주 어르신이라면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나 경로당에서 즐겁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더 세심한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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