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난 광주 임동 수산물업체 전기요금 밀려 단전… 악취 심각

주민 고통 속 치우지도 못하고 ‘난감’
광주 임동 수산물업체 올봄 부도
전기요금 밀려 단전…악취 심각
북구 “주인 동의없어 처리 곤란”

광주 북구청

광주시 북구 임동지역 주민들이 수산물 유통업체에서 흘러나오는 생선 썩는 냄새로 고통받고 있다.

주민들은 올 봄 부도가 난 수산물업체의 냉동창고가 악취의 진원지라고 지목하며 민원을 넣고 있지만, 북구는 업체 측과 협의 없이 물품을 정리했다간 소송에 휘말릴 위험이 있다며 뒷짐을 지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북구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임동 주민들로부터 ‘수산물 공장에서 생선 썩는 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민원이 하나둘 접수되기 시작했다.

북구가 지난 7일 현장 조사에 나선 결과 악취는 수산물업체의 작동이 멈춘 수산물 저장용 냉동고(4기)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올 봄까지는 ‘보통’ 수준이던 악취가 최근 사이 극심해진 이유가 한국전력 측의 단전 조처라는 사실도 파악했다. 6개월 치 전기요금이 밀리자 지난 5일 한국전력 측이 단전 조치에 나섰다는 것이다.

북구가 수산물업체 부지 토지주 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해당 업체는 올 초부터 사실상 영업을 중단했고, 업체 대표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파악됐다. 더구나 수산물업체에 부지와 시설 일체를 전대차(轉貸借·임차인이 제3자에게 다시 빌려주는 계약) 해준 인물과 토지 소유주간 명도소송이 진행되는 등 권리 관계도 복잡한 상황이다.

주민 민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북구는 당장은 부패한 수산물 등을 처리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북구 관계자는 “부패한 수산 폐기물도 재산 일부로 간주할 수 있어서 구청이 주인 동의 없이 함부로 치우게 되면 민사상 책임을 지게 되고, 사유지 침입 등으로 형사상 책임까지 질 수 있다는 법률검토 결과가 있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신 한전 측에 공문을 보내 냉동고를 재가동시켜 부패를 최대한 늦추고, 방역 등을 해서 악취를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다른 한편으론 주민 탄원서를 모아 토지주와 임차인 간 소송이 조속히 마무리되도록 중재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광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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