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유흥주점 등 유휴 공간 재생…시·공예·음악 등 ‘문화 놀이터’ 운영
광주시 동구 계림동 유흥주점 건물에 ‘카바레’가 문을 연다. 이 카바레는 우리가 알고 있던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추는 장소이자 ‘춤바람’의 대명사인 그 곳이 아니다.
광주시 동구는 8일 오후 4시 계림동 559-5번지에서 ‘계림 카바레’ 개소식을 연다고 밝혔다. 계림 카바레는 동구가 자체 예산(2000만원)으로 ‘유휴 공간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업의 결과물이다.
계림1동 금수장호텔 일대에는 일명 ‘방석집’으로 불리는 총 13개의 유흥주점(11개 폐업)과, 문을 닫은 모텔들이 그대로 방치돼 도시미관을 해치고 범죄발생 우려로 주민들의 민원이 잦았던 곳이다.
이에 동구는 2~3년전부터 폐업상태인 ‘사랑방’이라는 이름의 유흥주점 건물(1층 주택, 67.61㎡)을 5년간 무상임대 받아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폐업한 유흥업소 공간을 주민과 함께 만들고 마을과 상생하는 대안공간으로 변화시켜 유흥업소 일대의 상권 변화를 꾀하고자 한 것이다.
공모에 참여한 사회적기업은 이곳의 이름을 ‘계림 카바레’로 지었다. 퇴폐적인 이미지의 ‘카바레’가 아닌 태생적 의미의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카바레’(Cabaret·포도주 창고, 선술집을 뜻하는 프랑스어)의 기원은 1881년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르에 생긴 ‘검은 고양이’(르 샤 누아·Le Chat Noir)로 보는 것이 대체적이다.
카바레는 보헤미안들의 성지였으며, 유명 예술인들의 아지트 구실을 했다. 매주 문인과 예술가들이 모여 시와 소설 등 작품을 선보이고 노래, 1인극 등의 공연을 하며 동시대 문학과 정치, 사회를 엿볼 수 있는 총체적 문화예술공간이었다.
동구는 유럽 예술인들의 실험적인 대안공간이었던 ‘카바레’의 이름을 빌려 문화예술적 에너지를 이곳에서 다시 만들어 내기로 했다.
시, 문학 퍼포먼스, 공예, 음악 등 문화예술에 관심있는 이들이 서로 만들어가며, 하나로 규정되지 않는 실험적 놀이터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그 시작은 ‘수요색소폰’ 모임이 됐다.
계림 카바레를 운영하는 이영미(주)집합도시 대표는 “이제 ‘유리방’이 아닌 계림 카바레 유리창 너머 새어 나오는 문화예술의 불빛으로 불이 꺼져 오가는 사람 없는 골목길을 비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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