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코로나19 확진 119명…불특정 대상 3차 감염 발생 조짐
광주시 방문자 330명 검사…방역 뚫리면 5·18행사 취소 불가피
5·18 40주년을 앞두고 소강세를 보이던 코로나19가 ‘서울 이태원 클럽발’ 감염사태로 다시 확산하고 있다.
공격대상도 1살 어린이부터 초·중·고생, 그리고 80대 노인까지 가리지 않고 있다. 감염 시작점으로 지목됐던 클럽 수도 늘어나면서, 방역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3차 감염마저 발생할 조짐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불혹’을 맞은 올 5·18 행사를 의미 있게 치르려 했던 광주시민의 상실감도 커지고 있다. 이번 주말 코로나19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대폭 축소한 5·18기념 행사마저도 장담할 수 없어서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와 광주시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답답했던지 최근 시청 간부회의에서 “온 국민과 세계인이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의 의미를 이해하고 함께 할 수 있도록 (코로나19를 넘어설 수 있는) 다양한 온라인 행사와 작품을 기획할 것을 당부했는데, 기대에 크게 미흡하다”고 관련 공직자들을 질책했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 선거공약이었던 5·18민주화운동 헌법전문 수록 등 메시지 전달을 통해 침체한 5·18 40주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 내길 기대한다는 게 5월 관계자의 말이다.
13일 광주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5·18과 관련한 28개 행사 중 5·18 전야제 등 9개 행사를 취소했으며, 기념식 등 주요 9개 행사도 대폭 축소했다. 5·18민주화운동 정부기념식은 처음으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참석자는 400명 안팎으로 최소화한다.
하지만 5·18 40주년 기념식을 일주일여 앞두고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터지면서, 자칫 이번 주말 코로나19 방역망이 뚫릴 경우 그나마 남아 있는 5·18 행사의 취소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방역모범 도시’인 광주는 다행히 지난 3월 8일 이후 지역사회 감염이 단 한건도 없을 정도로 완벽한 방역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번 이태원발 감염 사태에 대해선 안심할 수 없다는 게 방역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8일 사이 서울 이태원 소재 6개 클럽 또는 논현동 블랙수면방을 방문한 지역민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어서다.
특히 광주시에서 행정명령을 통해 자진신고 및 검사를 요청했던 이태원 클럽 6곳 외에도 또 다른 클럽과 같은 시기 서울 홍대 주변 유흥가 등에서도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불특정 다수의 추가 감염도 우려된다. 또 감염추정 기간이 늘어난 점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이날 방문신고 기간을 4월 24일로 5일 앞당기고 대상 지역도 이태원 소재 모든 유흥업소 등으로 확대해 자진신고 대상자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집계결과, 이날 오후 5시 기준 이태원 클럽 등 방문자는 전날 203명보다 127명이 늘어난 330명으로 281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49명은 검사중이며,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12명은 자가격리됐다.
전국 확산세도 워낙 강해 시민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실제 이날 정오까지 방역당국이 집계한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119명으로 전날보다 8명이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69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 23명, 인천 15명, 충북 5명, 부산 4명이며, 전북을 비롯한 경남·제주에서도 각각 1명씩 발생했다.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진단검사를 받은 사람만 전국적으로 2만2000여명에 이른다. 방역당국은 시간이 늦어질수록 2·3차 전파로 피해가 커진다고 보고, 2차 감염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는 26일까지 유흥시설 운영 중단 행정명령을 발동한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태원 클럽 방문자 중 한 명이라도 지역 내 집단감염의 전파자가 된다면, 5·18 40주년 기념식 등 각종 행사도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방역수칙 준수 등을 거듭 당부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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