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민경욱 공개한 투표용지 6장, 경기 구리시서 유출
봉인된 봉투 유출 경로 불분명…선관위, 대검에 수사 의뢰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공개한 투표용지가 경기도 구리시 선관위에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3일 민 의원이 제기한 21대 총선 부정 개표 의혹에 대해 ‘상식에 반하는 억지이자 민의를 거스르는 행동’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민 의원이 공개한 투표용지가 분실한 투표용지임을 확인하고 대검찰청에 유출 경위 수사를 의뢰했다.
특히 투표용지 분실이 확인되면서 선관위의 허술한 투표용지 관리 실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13일 선관위는 전날 민 의원이 공개한 투표용지가 경기도 구리시 선관위에서 유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민 의원이 공개한 투표용지의 일련번호를 추적해 출처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 의원의 주장과 달리 해당 용지는 사전투표가 아닌 본투표용인 것으로 확인됐다.
잔여 투표용지는 각 투표소에서 투표가 끝난 후 봉인해 개표소로 옮기고, 개표 업무가 끝나면 다시 구·시·군 선관위로 옮겨 봉인 상태로 보관하게 된다.
이번에 사라진 6장의 투표용지를 포함해 구리시 수택2동 제2투표구 잔여투표용지들도 투표가 끝난 후 봉인돼 개표소인 구리시체육관으로 옮겨져 체육관 내 체력단련실에 임시 보관됐다. 이후 개표 작업 중 투표자 수와 투표용지 교부 수가 불일치하는 점이 확인돼 선관위 직원이 봉인된 봉투를 한 차례 열어 잔여투표용지매수를 확인했다. 이때 문제의 6장은 봉투 안에 들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시점 이후부터 개표 작업이 끝나 구리시 선관위가 봉인된 봉투를 가져갈 때까지 어떻게 투표용지 6장이 사라졌는지가 불분명한 상태다. 당시 체력단련실 입구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가 없고, 이를 관리하는 별도의 인력 배치도 이뤄지지 않아서다.
선관위에 따르면 투표용지가 유출된 사건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다만 기표가 완료된 투표지의 경우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동대문구 선거구에서 85장이 사라진 적이 있다. 선관위는 이를 결국 찾지 못했고, 투표지분류기에 남아있던 이미지 파일로 기표 내용을 확인해야 했다. 이에 선관위는 이를 중대한 범죄로 규정,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도 계속되는 부정 개표 의혹 제기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에서 “(민 의원은) 인천의 사전투표에서 부정행위가 있다고 이야기하며 구리 지역의 본 투표용지를 흔든다”며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시는 국민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우리 선거관리시스템, 투개표관리시스템은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다른 나라에 수출도 한다”며 “아직도 19세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투표용지를 탈취한 행위 자체도 불법인데 불법적으로 탈취된 용지를 국회에서 버젓이 공개하는 게 참 부끄럽다”고 말했고, 박광온 최고위원은 “상식적으로 통용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경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들을 대상으로 부정선거 제보 현상금을 걸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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