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간144

세상 도처서 낯선 나를 만나다…쉬엄쉬엄 여행의 참맛 그 좋았던 시간에 김소연 지음 책 날개에 적힌 작가 소개를 세심히 읽는 편인데, 아주 짧은 글이지만 작가에 대한, 책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마음사전’, ‘한 글자 사전’ 등을 쓴 김소연 시인의 지난 산문집 ‘나를 뺀 세상의 전부’에는 “확신에 찬 사람들 속에 나를 내버려두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약한 마음과 소소한 노력이 언젠가는 해질 녘 그림자처럼 커다래질 수 있다는 걸 믿고 있다. 나를 뺀 세상의 전부에 대한 애정이 곧 나에 대한 애정임을 입증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쓰여 있다. 신간 ‘그 좋았던 시간에’의 책 날개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의외의 일들을 선호한다. 구경하는 것보다 뛰어드는 것을, 공부하는 것보다 경험해 보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고 나서 후회를 배우는 .. 2020. 12. 13.
이웃인 듯 이웃 아닌 한·중·일 3국의 문화심리 [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안타고니즘 지상현 지음 한, 중, 일은 지정학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다. 역사적으로도 대립과 길항의 관계를 이루어 왔다. 이웃이라는 개념보다는 경쟁과 속국, 정복과 피정복과 같은 갈등관계가 더 익숙하다. 그러다보니 쉽게 서로를 단정한다. ‘일본사람은 다 그래’, ‘중국인들은 다 그렇지 뭐’ 등등의 말들이 여전히 넘쳐난다. ‘원형’은 개인이나 집단의 내면화된 이미지를 말한다. 이 말은 삶의 국면만큼이나 이미지 또한 다양하다는 것을 전제한다. 길항작용으로 번역되는 ‘안타고니즘’은 생물학적 개념이다. 생물의 가장 큰 특징은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는 데 있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등은 서로 상반된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다시 말해 밀고 당기면서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다. 한국, .. 2020. 12. 12.
다산의 사랑, 정찬주 지음 18년 유배생활에서 260여 권의 저서를 남긴 ‘조선의 르네상스인’. 바로 다산 정약용이다. 정약용은 여러 수식어가 있지만 ‘자신을 극복한 인생’을 산 학자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다산을 다룬 책들은 많이 나왔다. 소설, 인문서, 학술서 등 그의 삶과 학문을 흠모해 펴낸 책들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나 많은 책들 가운데 떠오르는 저서가 어떤 게 있을까? 대체로 정형화된 책들이 다수를 차지한 터라 선뜻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사람 냄새 나는 인간 정약용을 다룬 책이 별로 없어서이기 때문이다. 정찬주 작가가 펴낸 ‘다산의 사랑’은 인간적인 면모에서 접근한 소설이다. 허구라는 입체적인 구성과 묘사가 풀어내는 핍진함은 역사가나 학자들이 조명한 정약용의 면모와는 확연히 다르다.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 정약.. 2020. 12. 6.
‘식물에게 배우는 네 글자’ 인간에게 던지는 24가지 화두…식물을 보고 깨우치다 [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이선 지음 “우리의 속담이나 사자성어는 옛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지혜와 통찰이 담긴 절묘한 표현으로 많은 부분이 식물이나 동물 그리고 자연현상을 빗대어 인간사를 비유해왔습니다. 식물도 우리처럼 서로 사랑하고 갈등하며 생로병사를 겪습니다. 사자성어 중에는 어리석음을 경고하거나 교활함을 경계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러나 식물세상에서는 그러한 예를 거의 찾아볼 수 없으니, 인간세상보다 더 정직하고 공평한 세상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미 고인이 되신 어머니께서는 ‘남을 보고 깨우치거라’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이 이제는 ‘나무를 보고 깨치거라’로 들립니다. 이래저래 식물은 참으로 고마운 존재입니다.”(본문 중에서) 나무도 프리허그를 한다. 무슨 뜻일까? 나무끼리 서로 포옹한 듯 붙.. 2020. 12. 4.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