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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9

타인에게 말 걸기 - 은희경 지음 “냉소적 태도, 냉소적 시선으로 세상을 봤어요.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게 공평하거나 낙관적이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제가 제시하는 위로의 방식은 고독을 인정하라는 거였습니다. ‘고독의 연대’라는 표현도 쓴 것 같은데, 마치 이런 거죠. 나도 고독하고, 너도 고독한 사람이다. 이 사실을 인정하면 자연스레 고독의 연대가 싹트는 거예요.” 오래 전 은희경 작가를 인터뷰했을 때, 작가가 했던 말이다. 은 작가는 등단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일궈왔다. ‘새의 선물’,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마이너리그’, ‘태연한 인생’ 등은 소설적 재미와 인간의 본성 등을 생각하게 했던 작품들이다. 이번에 은 작가가 첫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를 27년 만에 새.. 2023. 11. 18.
가정 사정 - 조경란 지음 “이 소설을 쓰면서 나는 이야기가 서로를 더 소중하게 만들어주며 살아갈 위안을 준다는 걸 경험했다. 무력하고 쓸쓸한 밤에, 이 책을 읽는 분들께도 그 감정이 가닿을 수 있다면 좋겠다” 으레 읽는 ‘작가의 말’이 담담하면서도 잔잔한 위안으로 다가온다. “이야기가 서로를 더 소중하게 만들어주며”라는 말이 그렇다. 현대인들은 너무도 많은 말의 홍수, 이야기의 범람 속에서 살아간다. 그 가운데 위안을 줄 수 있는 이야기는 얼마나 될까. 조경란 작가가 6년 만에 소설집 ‘가정 사정’을 펴냈다. 연작소설 형태의 작품집은 가족 구성원들을 모티브로 전개된다. 지난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블란서 안경원’이 당선돼 소설 창작을 시작한 작가는 ‘나의 자줏빛 소파’, ‘코끼리를 찾아서’, ‘국자 이야기’ 등의 소설집.. 2022. 8. 6.
뉴욕 연작 4편…장미의 이름은 장미 낯선 곳에서 타인 통해 되돌아 본 ‘나’ 은희경 지음 은희경의 소설을 읽을 때면 약간의 서늘함을 느낀다. 이런 저런 상황에 맞닥뜨리는 등장인물들이 낯설지 않아서다. 마치 나의 , 내 곁의 누군가의 생각을 적어놓은 듯해 움찔해지기도 한다. 서로 잘 안다고 생각한 오랜 친구를 주인공으로 내 세운 단편 ‘우리는 왜 얼마 동안 어디에’도 그런 기분이 드는 소설이다. 소설가 은희경이 작품집 ‘장미의 이름은 장미’를 펴냈다. 단편집으로는 ‘중국식 룰렛’ 이후 6년만에 나온 책이다. 네 편의 연작 소설은 모두 ‘뉴욕’이 배경이고, 출판사측은 ‘뉴욕-여행자 소설 4부작’이라 이름 붙였다. 낯선 외국에서 펼쳐지는 이이야기는 다양한 시선을 만날 수 있어 흥미롭다. ‘우리는 왜 얼마 동안 어디에’는 잡지사 비정규직으로 일하.. 2022. 2. 6.
마피아가 여자들 - 파스칼 디에트리슈 지음, 윤진 옮김 이른 새벽 전화벨 소리에 미셸은 잠에서 깬다. 알츠하이머 악화로 병원에 입원한 남편이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녀는 서둘러 병원으로 향해 병실에 도착해 술을 마신다. 남편이 입원한 뒤로 술로 버텨온 시간이었다. 남편 레오네 아캄포는 보수적이며 가부장적이다. 한마디로 마초적인 마피아 조직의 대부였다. 낡은 전통과 침묵의 규율을 깨는 짜릿하고 통쾌한 이야기 ‘마피아가 여자들’은 2020 리옹 추리범죄문학축제 독자상을 수상한 소설이다.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사회 불균형 문제를 연구하는 파스칼 디에트리슈가 작가다. 소설은 프랑스 남동부 그르노블 마피아 집안의 세 모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마피아 댑의 아내 미셸은 혼수상태에 빠진 남편이 청부살인업자를 고용해 자신을 .. 2022.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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