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떻게 살래
이어령 지음
‘우리 시대의 지성’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는 채집 시대부터 농경, 산업, 정보화 시대를 넘어가는 거대한 문명에 대해 이야기하는 저작이다. 그의 평생의 지적 편력이 담긴 책은 모두 10권으로 완간될 예정이다.
첫번째 권 ‘너 누구니’는 젓가락에 담긴 한국인의 문화유전자를 해독하고 세계와 미래의 거대한 문명론을 탐사했고, 두번째 권 ‘너 어디에서 왔니’는 한국인의 출생의 비밀과 그 의미를 밝히 책이다.
세번째 권으로 나온 ‘너 어떻게 살래-인공지능에 그리는 인간의 무늬’에는 인공지능(AI)과 한국인의 미래 비전을 통찰하는 내용이 담겼다. 1960년대부터 IT 강국의 정신적 기반을 다진 선각자였고, 70대에는 과학과 인문의 세계를 통섭한 ‘디지로그 선언’으로 미래 비전을 제시했던 그가 삶을 마무리하면서 꾸준히 천착했던 테마는 인공지능이었다.
‘너 어떻게 살래’는 전국민의 관심을 모았던 ‘알파고 쇼크’, 인공지능이 인간을 소외시키고 말 것이라는 ‘AI포비아’가 퍼져있을 때 인공지능이 몰고 올 세기적 전환점을 슬기롭게 모색하자는 뜻에서 기획된 책이다.
그는 서양의 기계론적 세계관으로 풀 수 없는 ‘인간과 인공’ 사이의 고차원 방정식은 우리의 인(仁) 사상과 생명 의식에 해법이 있다고 말한다.
책은 ‘안드로이드 고개’, ‘미래의 동화 고개’, ‘아버지 찾기 고개’, ‘이세돌 고개’, ‘딥 러닝 고개’ ‘구글 고개’ ‘디지로그 고개’ 등 12개의 챕터를 통해 모든 기계론적 세계관이 놓친 생명의 비밀을 찾고, 모든 사물에 모성이 존재해야 함을 역설하며 기계에게 어떻게 인간성을 가르칠 것인가 고민한다.
저자는 우리 손 안 스마트폰에 숨겨진 AI 테크놀로지가 어떤 단계의 발전을 거쳐 딥 러닝이라는 무기를 갖추게 되었는지, 그 진화사를 고찰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세상이 골백번 변해도 한국인에게는 꼬부랑 고개, 아리랑 고개 같은 이야기의 피가 가슴속에 흐른다”고 말하는 그는 이야기를 들려주듯 글을 써내렸다. 동서양 고전과 인터넷 댓글, 문명론까지 다양한 지식을 동원해 그가 펼쳐낸 세계는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한편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로는 조만간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트라우마와 함께 한국근대문화에 담긴 절망, 저항, 도전, 성취를 들여다본 ‘너 어디로 가니’ 가 출간될 예정이다.
이후 유불선 삼교일체의 융합사상을 창조한 한국인의 지혜를 다룬 ‘내 마음은 방패연’, 얼굴을 통한 한중일 세 나라의 비교문화사 ‘바이칼호에 비친 내얼굴’, 한국 식문화의 어제와 오늘을 들여다 본 ‘얘야 밥 먹어라’ 등이 대기중이다.
<파람북·1만9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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