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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주가·코인 폭락에 금리 인상…‘영끌 2030’ 멘붕

by 광주일보 2022.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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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 투자했는데 어떡하나” 주린이·코린이 한숨만
밤에도 휴대전화 붙잡고 잠 못 이루는 등 일상 패닉
“수입 절반이 대출 이자”…‘이생망’ 되뇌며 발 동동

#. 광주의 한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30대 남성 김모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지난달 말 장례식장에서 “지금이 비트코인 저점이다. 매수 타이밍”이라는 말을 듣고 대출까지 받아 가상화폐 2000만원어치를 샀다가 연일 폭락장이 이어지며 크게 손실 봤기 때문이다. A씨는 “코인 시장이 주식시장과 달리 하한가도 없이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다 보니 어느새 평가액이 한줌도 되지 않더라”고 했다.

#. 광주시 동구 지산동에서 근무하는 30대 여성 박모씨 역시 휴대전화만 보면 가슴이 울렁거린다. 2년 전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바닥을 친 뒤 “저점 매수해 재미를 봤다”는 동료들 말을 듣고 올 초부터 두 아들 명의로 주식을 사들였다가 연중 최저치로 연일 추락하는 주식 차트를 보며 한숨만 쉬고 있다. B씨는 “주식투자를 걱정하는 남편에게 ‘적금보다 주식이 낫다’며 수천만원을 투자했는데 가족들 볼 면목이 없다”고 했다.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 폭락 사태를 피하지 못한 광주 2030세대에서 곡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의 경우 이달 7일부터 6거래일 이상 코스피가 추락,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코스닥은 물론 미국 주식시장과 코인 시장도 폭락에 폭락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2030세대들이 잠 못 드는 밤을 보내고 있다.

특히 광주 2030 직장인들은 최근 2년간 코로나 대응을 위해 공급된 과잉유동성 시장에서 치솟은 집값 때문에 “월급만으론 절대 내 집 장만을 못한다”는 기류가 팽배한 세대들로 꼽힌다. 40~60대 직장인들이 여유자금으로 투자한 것과 달리 일부 2030 투자자들은 소위 ‘영끌 투자’한 사례가 적지 않아 이번 폭락장에서 충격도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광주시 동구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30대 남성 최모씨는 “매일 내려가는 가격에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낮에는 회사에서 퇴근 뒤에는 아내 몰래 화장실을 오가며 휴대전화로 비트코인 가격을 보느라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손쉽게 비트코인으로 100만원의 수익을 낸 것을 기억하고 여유자금 1000만원을 성급히 투자했던 게 뼈아프다”고 했다.

20~30세대에서는 자본시장 폭락 사태로 인해 뜸하던 카카오톡 단체방이 뜨거워졌다고 한다. 학교 동창생이나 직장 동료들과의 단톡방이 밤낮 가리지 않고 주식 관련 이야기로 채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광주에서 농산물 소매업에 종사하는 30대 후반 김모씨는 “이번 주 들어 카카오톡 단체방이 주식 이야기로 뜨겁다”며 “실시간 인증 사진을 올리는데 친구 7명 중 4명이 손실을 봤더라. 많이 손해 본 친구는 2억원 이상 손실을 봤다며 인증 사진을 올렸다”고 전했다.

20대 직장인 이모씨는 “이번 폭락장을 보면서 ‘이번 생은 망했다’고 하는 친구들부터 ‘게임머니로 생각하자. 주식과 코인은 팔기 전까지 손실이 확정되는 게 아니다’는 말까지 반응이 천차만별이다”고 전하면서 “진짜 힘든 사람은 가진 돈은 물론 빚내서 영끌 투자한 친구들일 텐데 저와 제 친구들은 그 정도는 아니다”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직장인들은 카카오톡 단체방에 “선방하고 있다”며 평가액이 플러스 상태인 계좌 인증 글을 올렸다가 눈총을 사거나, 투자 권고를 섣불리 했다가 손실 본 지인들과 사이가 틀어진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영끌’하고 대출받아 집을 마련한 2030세대들의 한숨 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식과 코인 시장의 폭락을 부른 한 요인인 기준금리 인상의 충격이 고스란히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올해까지는 고정금리 기간이어서 괜찮은데 내년부터 변동금리 적용을 받아 매월 부담해야 할 이자가 큰 폭으로 오른다”거나 “앞으론 길게 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그렇게 되면 한 달 수입의 절반 가까이 이자로 내게 된다”고 전하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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