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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5·18 헌혈 행렬’ 옛 광주적십자병원 본관동 ‘시민 품으로’

by 광주일보 2022.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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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업위, 활용 방안 결정
원형 최대한 살려
안전진단 따라 벽 일부 철거
개축작업 거쳐 원형 가깝게 복원
4개 부속건물은 그대로 두기로
광주시 인접 부지 추가 매입후
조만간 보수 공사 돌입하기로

광주시 동구 불로동 옛 광주적십자병원 전경.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 11호인 적십자병원이 최근 원형에 가깝게 개축해 본관동 전체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결정됐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5·18민주화운동 사적지 제11호 ‘옛 광주적십자병원’ 본관동이 일부 개축(改築) 작업을 거쳐 원형에 가깝게 복원된 뒤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1965년 문을 연 이 병원은 1980년 5·18 당시 헌혈 행렬이 줄을 잇고 시민군을 치료했던 공간으로 광주공동체 정신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하지만 병원 터와 건물을 소유한 학교법인이 경영 위기를 겪으며 한때 경매에 나와 매각·철거될 위기에 처했으나 5월단체 등의 문제 제기를 수용한 광주시가 매입, 안전진단을 거치면서 건축물 보존과 활용 방안이 주목됐었다.

14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 산하 ‘5·18기념사업위원회’는 최근 광주시 동구 불로동 174번지에 자리한 옛 광주적십자병원 건축물 보존 방안 확정을 위한 심의를 열었다.

5·18기념사업위원회는 광주시와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등 5월 3단체 및 시민단체 인사 등으로 구성됐으며, 이날 회의는 본관동과 4개 부속건물(별관, 창고, 영안실, 기아보호소) 등 총 5개 동 건물의 보수에 관한 의사 결정을 위한 자리였다.

쟁점은 본관동 철거, 증·개축 방식이었다.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3501㎡ 규모의 본관동은 5·18 당시 ‘피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인근 주민뿐 아니라 유흥업소 종업원까지 헌혈에 동참하고, 계엄군 유혈 진압에 맞서 싸운 시민들을 치료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심의 결과 병원 본관 남측 응급실 복도 우측 벽돌벽(면적 928㎡)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철근콘크리트 벽을 세워 원형을 최대한 살리기로 뜻을 모였다. 나머지 4개 부속건물은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기로 했다.

지난해 8월 광주시가 이 병원 건축물 5개 동에 대해 진행한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반영한 결과다.

당시 안전진단 결과, 병원 본관동·별관·창고·영안실 등은 ‘D등급’, 기아보호소는 ‘E등급’ 판정이 내려졌다. 본관동을 비롯한 4개 동은 긴급히 보수·보강이 필요하고, 기아보호소 건물은 부재(部材·건축물 뼈대를 이루는 재료)에서 심각한 결함이 확인돼 즉각 사용 금지 후 보강해야 한다는 전문가 판단이었다.

5·18기념사업위원회의 본관동 벽 개축, 나머지 4개 동 존치 결정은 5월 단체와 옛 적십자병원에 대한 시민들의 정서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안전진단 결과를 충실히 반영한다면 본관동 건물의 경우 대대적 손질이 불가피하고, 나머지 4개 부속건물은 철거 결정이 내려져야 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원형보존도 중요하지만 건물 자체를 쓸수 있게 보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결정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며 개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5·18기념사업위원회 심의에서는 본관동 보수 공사 완료 후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큰 틀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광주시는 위원들에게 “역사적 가치가 큰 건물인 만큼 헌혈의 집(대한적십자사)을 유치하고, 방문자센터를 마련한 뒤 여유 공간에 문화 관련 시설인 문화예술창작소, 문화산업기업 인큐베이터 등으로 채우는 것은 어떻겠냐”고 의견을 제시했고, 위원 대부분이 공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건축물 보수 및 보존 방안이 확정되자 광주시는 인접 부지 소유자인 A학교법인 측을 상대로 주변 부지 매입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 옛 광주적십자병원 부지를 서남학원재단(옛 서남대 운영 법인)으로부터 사들인 데 이어 병원과 인접한 2필지(59.5㎡)에 대한 추가 매입을 거쳐 조만간 보수 공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장기적 안목에서 인근 부지 추가 매입이 필요해 학교법인 측과 협의중”이라며 “올 하반기 추경을 통해 예산을 배정받아 보수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1965년 개원한 옛 광주적십자병원은 1996년 서남학원재단이 사들여 서남대 부속병원으로 활용했지만 경영이 악화되자 2014년 휴업에 이어 2018년 교육부 법인 해산, 폐교 결정에 따라 자산 청산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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