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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표기자

민선 임기말 고질병 광주 ‘얌체 공직자들’

by 광주일보 2022.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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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공무원끼리 음주 폭행
코로나19 핑계로 허위 병가
업자와 형님·동생 우애 다지고
시민 생활 행정은 나몰라라
“전수조사 후 엄중문책” 목소리

/클립아트코리아

“민선 7기 마무리에 최선을 다해주십시오”

이용섭 광주시장은 최근 직원 정례조회와 확대간부회의, 공공기관장 회의 등을 통해 임기말 행정 공백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거듭 내놓고 있다.

하지만 민선시대 임기말이면 고질병처럼 발생하는 일부 공직자의 기강해이 사례는 이번 민선 7~8기 ‘지방권력 이양기’에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시청 직원간 폭행사건부터 ‘코로나19 감염’을 악용한 무단 휴가 의혹, 직원에게 막말 퍼붓는 간부 공무원, 민간업체와 유착하는 공무원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다. 기본적인 시민 생활편의 행정 업무마저도 곳곳에서 삐걱이고 있다.

시청 안팎에선 이 같은 기강해이 사례가 코로나19 극복과 광주발전 등을 위해 애쓰는 대부분의 공직자를 허탈하게 하고 근무의욕마저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전수조사 등 강도 높은 내부 감사를 통해 발본색원하고 엄중 문책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료끼리 음주 폭행에 코로나19 등 허위 병가 내는 얌체들=광주시 산하 모 기관에선 간부직원이 코로나19 감염시 일주일간 쉴 수 있는 점을 이용해 감염되지 않았음에도 무단 결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직원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관련 서류 등을 첨부하지 않는 점을 악용한 사례가 있다. 감사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시청 내부 직원 게시판인 ‘열린 마음’에는 연간 엿새까지는 진단서 첨부 필요가 없는 ‘병가 규정’을 악용, 가짜 환자 행세를 하는 사례에 대해 비판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직원간 폭행사건도 터졌다. 지난 4월 이용섭 시장이 시장선거 출마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에 퇴근 후 시청 동료직원간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지난달 광주시에 수사개시를 통보했으며, 시는 이들 2명을 전보조치했다. 특히 이들 중 한명은 과거에도 시청내 여러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직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시청 모 부서 간부(5급)는 직원들을 상대로 욕설이 섞인 막말을 하는 사례가 많아 부서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현재 일부 직원은 휴직 등을 고민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광주시의 예산 지원을 받는 한 국가기관에선 올 들어 관장과 직원들간 갑질논란 등이 불거져 법적다툼으로 번졌으며, 또 다른 시 산하 기관의 간부는 수시로 무단 지각을 일삼고 중요 회의에 불참하는가 하면, 단합대회 등에서 음주 후 막말 추태까지 부려 직원들의 입살에 오르내리고 있다.

◇업자와 ‘형님, 동생’ 우애다지는 공직자들=광주시 기술직 공무원 A씨와 그 동료 몇몇은 시청 관련 공사를 수시로 하는 업자 B씨에게 평소 “형님”이라고 부른다. B씨는 이들에게 “아우들”이라고 부르면서, 고급 한정식 식사와 술자리를 수시로 갖는다. 관련 업계에선 B씨 업체가 사실상 시청 관련 사업을 독식하다 보니, 감히 경쟁할 엄두조차 못낸다고 하소연이다.

시청의 한 간부는 외부업자를 만나 언론인 등을 접대해야한다며 은근히 협조를 종용했다가 관련 업계의 입살에 올랐다. 이 간부가 최종적으로 금품 등을 수수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같은 언행 자체만으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밖에도 기술직을 중심으로 일부 퇴직 간부들이 시청 후배 직원과 접촉하고, 사업 관련 편의를 제공받는 관례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대표 인물로 P씨와 K씨 등이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착비리 근절을 위해선 특정분야 공사 등을 독식하는 업체를 찾아내 세금이 낭비되는 부분은 없는 지 등에 대해 감사를 철저히 하고, 일감도 몰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치 쓰레기 넘쳐나고, 차선 벗겨진 곳도 수두룩=공직기강이 무너지면서 쓰레기 청소와 도로 관리 등 시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행정들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동구 충장로와 구시청 일대, 서구 상무지구 유흥가 등엔 불법 무단 투기 쓰레기가 넘쳐나고, 국립공원 무등산 주변에도 무단 투기 쓰레기 수시로 방치되고 있다.

최근엔 광주 도심 도로와 지하차도 주변 방치 쓰레기 처리 영역을 놓고 광주시와 자치단체간 책임 공방을 벌이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시민 안전과 직결된 도로 차선 등도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제 때 보수하지 않아 시민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실제 차선도색 보수주기는 3년이지만, 광주시는 매년 ‘찔끔 예산’을 배정한 뒤 전체 보수 면적의 30% 정도만 겨우 해결하고 있다. 3년째 공사중인 도시철도 2호선 공사구간 관련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엔 공사장 주변 임시 버스 정류장 등에 대해 기본적인 안전 및 안내장치를 설치해달라는 민원이 거듭되고 있지만, 광주시는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광주시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갑질행위와 금품 등 비위 등 각종 부패상황에 대한 익명신고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공직자의 부조리한 행위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관련 병가 등에 대한 악용 여부 등도 살펴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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