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8명 아티스트 동시 연주
베토벤 ‘운명’ ‘합창’ 등 선사
64명의 광주·전남 피아니스트들이 한 무대에 오른다. 여든이 넘은 원로 피아니스트가 30대 초반의 신진 연주가와 나란히 앉아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며 8명이 함께 베토벤의 ‘합창’을 연주한다. ‘광주피아노아카데미’ 창립 3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볼 수 있는 무대다.
광주 피아노아카데미가 오는 24일 오후 7시30분 전남대학교 민주마루에서 ‘SYMPHONIC PIANO’라는 주제로 30주년 그랜드 피아노 콘서트를 연다.
지난 1990년, 광주·전남 지역 피아니스트들이 의기투합해 결성한 광주피아노아카데미는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피아노 그룹이다. 매년 다양한 주제로 2차례의 정기연주회를 열어왔고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등용문인 신인음악회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기념 콘서트를 앞둔 16일, 전남대 예술대학 3호관에서 창립자이자 명예회장인 김선자(81) 전남대 명예교수와 회장인 신수경 전남대 교수를 만났다. 이번 기념연주회는 30주년이었던 2020년 개최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19로 연기됐다.
“저희 모임이 창단되던 1990년대는 전국을 기준으로 봐도 피아노 음악을 선도하는 입장이었죠. 외국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연주회를 열기도 했구요. 이제는 대한민국 클래식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섰기도 했으니 초청 공연 등의 필요성은 느끼지 않아요. 우리 피아노 발전을 위해서는 꾸준히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죠.”
김 명예교수는 피아노아카데미에 대한 애착과 그 간의 성과들을 들려줬다.
피아노아카데미는 56회 정기연주회를 통해 다양한 음악을 선보여왔다. 베토벤, 슈베르트, 바르톡 등 해마다 기념이 되는 작곡가들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들려주고 지역 작곡가들에게 창작 피아노곡을 의뢰, 연주회를 열기도 하는 등 지역 음악 발전에 힘을 쏟아왔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피아노 한 대에 두명 씩, 총 4대의 그랜드 피아노에 8명의 피아니스트가 앉아 동시에 연주를 들려준다. 레퍼토리는 베토벤 교향곡 ‘운명’, 브람스 ‘대학 축전 서곡’, 베토벤 ‘합창’, 라벨 ‘볼레로’,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시벨리우스 ‘핀란디아’ 등이다.
“많은 회원이 참여해야 하니 독주보다는 이런 앙상블 연주로 레퍼토리를 구성했습니다. 예전에도 앙상블 공연은 있었지만 이번 처럼 8명이 한 무대에 오르진 않았죠. 곡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교향곡 뿐만 아니라 관현악곡까지 피아노 앙상블로 편곡한 그런 곡들로만 연주를 합니다.”(신수경)
젊은 피아니스트들도 함께해 눈길을 끈다. 피아노아카데미 회원은 아니지만, 전남대와 호남신학대, 광주교육대 등 역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는 학부생들이 참여해 그 의미를 더한다.
김 명예교수는 퇴직 이후 피아노를 잘 손대지 않았지만 몇 해 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들려주고 싶어 마치 젊은 시절처럼 열심히 연주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30대 후배 7명과 ‘운명’을 연주한다. 신교수는 라벨 ‘볼레로’ 연주에 참여한다.
두 사람은 지역 클래식계에 대한 우려도 내놨다. 지역 피아노 문화 발전을 위해 창립한 피아노 아카데미가 30주년을 맞았지만, 클래식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떨어진 요즘, 저변 확대를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어려운 상황이에요. 클래식 인구도 줄고 있고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봐요. 광주예술중이 개교를 했고, 한국창의예술고등학교에도 좋은 인재들이 많아요. 최근 호남예술제에서 들어본 광주예술중 학생들의 연주가 1학년임에도 수준급이었습니다. 힘들기는 하지만그래도 지역 피아노계가 밝다는 생각이 듭니다.”(신수경 교수)
김 명예교수는 “성쇠는 있지만, 클래식은 영원해요”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 피아노아카데미는 창단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오는 10월 6일 전남대학교 민주마루에서 ‘협주곡의 밤’ 공연을 연다.
/글·사진=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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