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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울 외 지음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쓴 책은 많지만 싫어하는 것에 대한 책은 별로 없다. 아무래도 싫어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까다로운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기 쉽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호불호를 논할 때, 음식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드물다. 먹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재료 등이 몸에 맞지 않아서 일수도 있고, 괜히 마음이 땡기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흔히 이런 말을 듣기도 하고, 하기도 한다. “이 맛있는 걸 왜 안 먹어?”
세미콜론이 펴내는 ‘띵’ 시리즈는 ‘인생의 모든 ’‘띵’하는 순간, 식탁 위에서 만나는 나만의 작은 세상’을 모티브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음식 에세이다. 지금까지 ‘조식’, ‘치즈’, ‘고등어’, ‘라면’ , ‘카레’, ‘짜장면’, ‘삼각김밥’ 등의 책이 나왔고 ‘돈가스’, ‘남이 해준 밥’, ‘떡볶이’ 등이 대기중이다.
이번에 ‘띵’ 시리즈로 나온 ‘싫어하는 음식:아니요, 그건 빼주세요’는 ‘띵 시리즈’에 참여한(할) 작가 22명이 펼쳐놓은 ‘싫어하는 음식’ 퍼레이드다.‘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고 싶은 마음’이 아닌 ‘내가 싫어하는 것을 함께 싫어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책이다.
좋아하는 것에 함께 열광하는 관계도 좋지만, 싫어하는 것이 똑같은 사람을 만나면 조금은 은밀하게 마음이 통하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보랏빛 형광색의 ‘가지’를 먹는다는 게 마음에 내키지 않던 때가 있었는데, 언젠가 가수 유희열의 책에서 그가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 괜한 동질감이 느껴졌다.
책에 등장하는 마시멜로, 김밥 꽁다리, 뷔페, 생선회, 콩밥, 떡볶이 등 22개의 싫어하는 음식은 다채롭다. 누군가에게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누군가에게는 절대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분 전환을 위해 찾는 달달한 디저트류를 마다하는 김겨울에게는 짜장면의 ‘단맛’조차 불쾌하며, 짜장면 예찬자 박찬일은 짜장면의 짝꿍 ‘단무지’는 또 싫다고 말한다.
역설적으로 싫어하는 것을 분명히 아는 것은 자기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단순히 “그냥 싫어”가 아니라 “너무 싫어”라고 말할 수 있기까지는 수많은 내적 근거들이 필요하다. 그것은 단순히 개인의 취향을 너머 한 사람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가치관으로까지 이어지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책 마케터 홍수현의 말처럼 “싫어하는 음식에 대한 조금은 비뚤어진 신념, 거기엔 나름의 사연과 철학이 숨겨져” 있다.
다양한 외국어가 적힌 새까만 표지도 인상적이다. ‘아니요, 그건 빼주세요’라는 제목을 영어, 한문, 일본어, 불어 등 세계 12개국의 언어로 번역하여 적었다.
<1만4200원·세미콜론>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호불호를 논할 때, 음식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드물다. 먹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재료 등이 몸에 맞지 않아서 일수도 있고, 괜히 마음이 땡기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흔히 이런 말을 듣기도 하고, 하기도 한다. “이 맛있는 걸 왜 안 먹어?”
세미콜론이 펴내는 ‘띵’ 시리즈는 ‘인생의 모든 ’‘띵’하는 순간, 식탁 위에서 만나는 나만의 작은 세상’을 모티브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음식 에세이다. 지금까지 ‘조식’, ‘치즈’, ‘고등어’, ‘라면’ , ‘카레’, ‘짜장면’, ‘삼각김밥’ 등의 책이 나왔고 ‘돈가스’, ‘남이 해준 밥’, ‘떡볶이’ 등이 대기중이다.
이번에 ‘띵’ 시리즈로 나온 ‘싫어하는 음식:아니요, 그건 빼주세요’는 ‘띵 시리즈’에 참여한(할) 작가 22명이 펼쳐놓은 ‘싫어하는 음식’ 퍼레이드다.‘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고 싶은 마음’이 아닌 ‘내가 싫어하는 것을 함께 싫어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책이다.
좋아하는 것에 함께 열광하는 관계도 좋지만, 싫어하는 것이 똑같은 사람을 만나면 조금은 은밀하게 마음이 통하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보랏빛 형광색의 ‘가지’를 먹는다는 게 마음에 내키지 않던 때가 있었는데, 언젠가 가수 유희열의 책에서 그가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 괜한 동질감이 느껴졌다.
책에 등장하는 마시멜로, 김밥 꽁다리, 뷔페, 생선회, 콩밥, 떡볶이 등 22개의 싫어하는 음식은 다채롭다. 누군가에게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누군가에게는 절대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분 전환을 위해 찾는 달달한 디저트류를 마다하는 김겨울에게는 짜장면의 ‘단맛’조차 불쾌하며, 짜장면 예찬자 박찬일은 짜장면의 짝꿍 ‘단무지’는 또 싫다고 말한다.
역설적으로 싫어하는 것을 분명히 아는 것은 자기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단순히 “그냥 싫어”가 아니라 “너무 싫어”라고 말할 수 있기까지는 수많은 내적 근거들이 필요하다. 그것은 단순히 개인의 취향을 너머 한 사람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가치관으로까지 이어지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책 마케터 홍수현의 말처럼 “싫어하는 음식에 대한 조금은 비뚤어진 신념, 거기엔 나름의 사연과 철학이 숨겨져” 있다.
다양한 외국어가 적힌 새까만 표지도 인상적이다. ‘아니요, 그건 빼주세요’라는 제목을 영어, 한문, 일본어, 불어 등 세계 12개국의 언어로 번역하여 적었다.
<1만4200원·세미콜론>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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