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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오묘한 표정의 인형, 작품이 되다

by 광주일보 2022.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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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로 만든 비스크 인형전
4월 18일까지 ‘예술공간 집’
전경선·박선주 등 7명 참여
의상·헤어·소품도 직접 제작

박은지 작가 작품

‘인형, 예술작품이 되다.’

살아있는 듯한, 오묘한 표정의 인형을 한참 동안 들여다 본다. 도자기로 만들어진 비스크 인형. 도자기를 구워 채색을 하고 의상과 헤어 등도 모두 직접 제작한, ‘세상에 오직 하나 뿐인 인형’이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각각의 인형들을 보고 있으면 환상적인 꿈의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어릴 적 인형 놀이는 많은 이들의 추억이다. 바비 인형 등 대량 생산된 인형들이 인기를 모았고, 최근엔 구체관절인형이 사랑을 받고 있다. 독일 초현실주의 조형미술가 벨머가 구체로 관절인형을 만들어 인체를 표현한 것이 시초인 구체관절인형은 1980년대 일본의 전통인형 작가들이 응용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발전했다.

구체관절인형은 인체의 각 관절 부분을 둥글게 만들고, 이를 서로 결합해 하나의 인형으로 완성한다. 재료에 따라 종류가 다양한데, 그 중 도자기로 제작된 게 비스크 인형이다.

오는 17일까지 전남여고 앞 예술공간 집(광주시 동구 장동 39-28)에 가면 다양한 비스크 인형을 만날 수 있다. ‘D.E.A.R (Doll for Everlastingly Adorable Rising Star)’전은 광주의 ‘아트통공방’이 비스크 인형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기 위해 2년 동안 준비, 개최 중인 전시로 광주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기획이다.

‘아트통공방’ 전경선 대표 작품

참여작가는 전경선 공방 대표를 비롯해 안유화·이경아·박은미·박은지·김하림·박선주 작가로 모두 50여점의 인형을 전시 중이다. 작가들은 자신이 제작한 인형과 소품들로 꾸민 자신만의 공간을 통해 ‘하나의 세상’을 창조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 대표는 20년 전 처음 비스크 인형에 빠져들었고, 서울에서 강의를 듣는 등 끊임없이 배워 나갔다. 처음에는 점토 인형으로 시작해 이후 비스크 인형으로 옮겨갔다. 전시장에는 초창기 제작한 사람 크기의 점토 인형도 전시돼 있다.

“제가 그림을 좋아했는데, 인형을 보자마자 미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형을 제작하면 제작할수록 어렵고, 하고 싶은 것은 끝이 없어요. 자신이 상상한 것들을 인형에 담아낼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공방은 지난 2017년 열었다. 서울 등에 비해 수요가 많지 않아 고전하기도 했지만 회원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며 자극도 받는다. 강의는 보통 10주(주 1회)간 진행되며 인형 하나를 완성해 가는 과정이다. 이후에는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스킬을 쌓고 자신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게 필요하다. 전 대표는 이번 전시에서 도자기에 직접 그림을 그려 의상을 만든다거나, 각기 다른 흙을 사용해 도자기를 굽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비스크 인형은 가마로 구워내는 과정에서 다양한 ‘변수’가 생기는데, 이런 부분이 어려움이기도 하지만 또 흥미롭고, 그만큼 귀한 작품을 만든다는 기분도 든다.

“인형 제작 뿐 아니라 의상, 헤어 등 모든 것을 아우르는 종합 예술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냥 인형만 만들려고 왔다고 다양한 부분을 해야하니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그 과정을 넘어서면 모두 자신만의 작품에 몰두하곤 하죠. 자기만의 감정을 담은 인형을 만들 수 있고, 특별히 자기 것으로 만든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가들의 욕심은 끝이 없다. 인체 비례 등을 공부해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조소학원을 다닌 이도 있다.

안유화 작가 작품

4년 째 인형을 만들고 있는 안유화 작가는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작품”을 매력으로 꼽았다. 인터넷으로만 비스크 인형을 접하다 광주에서 열린 핸드메이드 페어에서 인형의 ‘실물’을 보고 곧바로 배우기 시작했다. 퇴직하고 나면 공방을 차리는 꿈도 갖고 있는 그는 채색 실력을 쌓기 위해 열심히 노력중이다.

대학에서 만화애니메이션을 전공한 박은지 작가는 피규어와 아트토이에 관심을 갖다 비스크 인형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이번 전시에서 ‘눈을 감고 있는’ 귀여운 인형 시리즈를 선보인 그는 변색되지 않는 인형의 색감을 좋아한다. 옷 만드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다양한 시리즈를 제작해 판매하고 싶다.

참여자 중엔 박선주 판화작가가 제작한 인형도 눈에 띄었다. 러시아 비스크 인형의 매력에 빠져 인형을 만들기 시작한 그녀의 인형들은 자유로운 여성의 모습을 담아내온 기존 작업들의 기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전시장에는 그녀의 에칭 판화 작품도 함께 나왔는데, 평면에 구현된 인물들을 입체감 있는 인형으로 감상하는 즐거움을 준다. 문의 010-9473-4779.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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