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식용유 30~40% 껑충…튀김집 “연말 가격 올렸는데 말짱 도루묵”
지난달 외식물가 광주 39개 중 34개·전남 38개 품목 전년비 올라
광주 설렁탕 석 달 연속 오름세…전남 비빔밥·생선회 두 달째 상승
세계 식량가격지수 또 최고치 경신…“당분간 물가부담 커질 듯”
광주시 동구 충장로에서 9년 동안 튀김집을 해온 A(54)씨는 지난 연말 음식 가격을 500~1000원 올렸지만 “말짱 도루묵”이라고 하소연했다.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우크라이나의 주요 수출품인 밀과 식용유 값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부담이 또 커졌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식용유 10ℓ 한 통 가격은 5만1000원으로, 지난 연말(2만9000~3만1000원)보다 61.3%에서 많게는 72.4% 가량 인상됐다.
이 튀김집은 하루 10ℓ 들이 식용유 한 통을 쓰는데, 한 달로 치면 식용윳값만 60만원 안팎 더 드는 셈이다. 밀가루 20㎏ 가격도 같은 기간 3000~4000원 올랐다.
A씨는 “아르바이트 인력을 하루 3~4시간 쓰는 것도 버거워 우리 부부 모두가 주방일에 투입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식용유와 밀가루 가격은 치솟고 있는데 이미 연말에 한 번 올린 메뉴 가격을 또 올리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6년 넘게 광주 수완지구를 기반으로 영업해온 한 딸기 디저트 전문점도 딸기와 생크림 가격 인상을 견디지 못하고 대표 상품 딸기 케이크 가격을 최근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16.7% 올렸다.
재료비와 배달료 인상, 수요 회복이 맞물리면서 광주·전남 외식 물가가 1년 새 6% 안팎 올랐다.
10일 호남지방통계청 ‘3월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역 외식 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광주 5.6%·전남 6.0% 상승했다. 전남 외식 물가가 6%대를 나타낸 건 2011년 8월(6.2%) 이후 10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호남통계청이 조사한 외식 물가 39개 가운데 지난달 광주는 34개, 전남은 38개 품목 가격이 전년보다 올랐다.
광주에서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외식물가는 생선회(16.2%)와 떡볶이(14.1%), 김밥(13.5%), 라면(12.2%), 죽(10.8%), 햄버거(10.4%), 냉면(10.1%) 등 7개 품목이 있었다.
전남에서는 갈비탕(12.9%)과 막걸리(11.6%), 죽(10.8%), 햄버거(10.4%) 등 4개 품목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광주지역 설렁탕 평균 가격은 석 달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남에서는 피자와 비빔밥, 생선회, 스테이크 가격이 두 달째 상승 중이다.
국내 외식 물가의 고공행진 속에서 국제 식량 가격은 전달에 이어 또다시 집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당분간 물가 부담은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식량가격지수(FFPI)는 전달보다 대비 12.6% 오른 159.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이 지수가 도입된 1996년 이래 최고치로, 전달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국제곡물 가격 상승, 공급망 불안에 대비해 업계와 일일 단위로 주요 곡물 재고, 시장동향 등을 점검하고 있다”며 “주요 곡물 중심으로 자급률 제고, 농지보전 강화, 비축 물량 및 시설 등 인프라 확대, 해외 공급망 확보 등 중장기적인 식량 안보 강화 방안을 협의·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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