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상위권 대학’으로 불리는 서울 소재 인기 대학들이 2022학년도 대입에서 정시모집 비율을 30∼40% 수준으로 늘렸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 특정 전형 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정시 비율을 2023학년도까지 4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 ‘정시 40%’ 교육부 권고에 서울 16개 대학 정시 29%→37.6% = 대교협의 이번 발표는 대학들이 교육부의 방침을 잘 수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시 확대 대상으로 지목된 16개 대학 중 9곳이 교육부 권고에 따라 2022학년도에 정시 비율을 40%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정시 30% 이상은 16곳 모두 달성했다.
정시 비율을 10∼20%포인트 이상 급격히 늘리기로 한 대학도 있다. 고려대의 경우 2021학년도 정시 비율이 18.4%인데 2022학년도에 40.1%로 늘리기로 했다. 1년 만에 정시를 배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다.
경희대(25.2%→37.0%), 동국대(31.2%→40.0%), 성균관대(31.0%→39.4%), 연세대(30.7%→40.1%), 한양대(29.6%→40.1%) 등도 정시를 1년 만에 10%포인트 가량 늘리기로 했다.
대입에 큰 영향을 끼치는 서울대 역시 정시 40%를 조기 달성하지는 않았지만, 정시 비율을 올해 21.9%에서 내년 30.1%로 8.2%포인트 늘리기로 했다.
다만 대학들이 정말 ‘자율적’으로 정시 비율을 늘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교육부가 대표적인 대학 재정지원사업으로 꼽히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으로 정시 확대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 대입 정시 비율이 한층 늘어날 듯 … 더 공정한지는 여전히 물음표 = 이에 따라 현재 고교 1학년생이 대입을 치르는 2023학년도에는 대입 정시 비율이 한층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입시 전문가들은 2023학년도에 주요 대학이 정시를 40%로 늘리면 수시에서 이월되는 인원(수시 전형에서 충원되지 않아 정시에 포함해 뽑는 모집인원) 등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2023학년도부터 ‘정·수시 반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도 수능이 학종보다 더 공정한지에 대한 물음표는 여전히 남아있다.
상당수 교육학자는 “수능이 한날 한시에 똑같은 시험을 치른다는 점에서 일견 더 공정해 보이지만, 획일적 일제고사는 부모 소득이 높고 사교육을 더 받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기회의 형평성으로 보면 더 불공정하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등 교사단체들은 지난해 정시 확대가 발표되자 성명서를 내고 “전국 모든 초중고를 참담한 수능 배치표 체제로 되돌리는 명백한 오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정시 확대가 특목·자사고와 ‘강남 8학군’ 등 교육특구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대입에서 학종이 대세가 되면서 내신 경쟁이 치열한 자사고·외고와 강남 일반고가 불리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정시 확대로 이들 고교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선호도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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