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무형문화재 대목장 보유자 인정
1977년부터 45년 ‘목수 외길’ 전주 객사 등 전국 공사 참여
곡성 ‘두가헌’ 한옥 건축대상 대상 수상 “후학 양성 힘쓸 것”
곡성 출신 김영성(65)씨가 최근 전남도 무형문화재 제61호 대목장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목장(木匠)은 나무로 집·가구 등을 만드는 장인으로, 소목장과 대목장으로 나뉜다. 대목장(大木匠)은 궁궐이나 사찰 등 규모가 큰 건축일을 하는 목수를 뜻하며, 예로부터 공사 전체를 책임지고 감리까지 담당하는 중심 역할을 맡아 왔다.
김씨는 “아직 한참 부족한 사람인데도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해 주셔서 영광이다”며 “앞으로 후학을 잘 이끌라고 주신 거라 생각하고 더욱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곡성군 목사동면 출신인 김씨는 45년동안 목수 외길을 걸어 왔다. 만 20세였던 1977년 대목장이 되기 위한 첫 발을 뗐다.
순천 송광사 침계루 보수공사에 참여하면서 고(故) 고택영(국가무형문화재 제74호) 선생의 제자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고 선생과 마음이 통했던 그는 전북 부안에서 고 선생과 같은 방에서 기거하며 도제식으로 목조 건축을 익혔다.
“아버지와 형님도 건축 관련 일을 하고 계시는 만큼 건축가 가족이에요. 결정적인 계기는 화순 쌍봉사 삼층목탑을 보면서였죠. 목탑이 화재로 소실되기 전이었는데, 그토록 아름다운 목조 건물을 직접 만드는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었죠.”
김씨는 곡성 관음사부터 완주 화암사, 전주 객사, 연기 보림사, 용인 법륜사 등 전국을 누비며 전통 건축물을 보수·신축했다. 현재 세종시에 있는 보림사에서 종각을 신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전통 건축 기법과 45년동안 급변한 현대 건축 기법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도 맡고 있다. 김씨는 1980년대 이전에는 망치와 끌, 도끼 등 수공구(手工具)로 작업을 했으나, 이후 전동 공구가 속속 개발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돌아봤다.
“예컨대 오래된 건물 기둥에는 도끼로 찍은 울퉁불퉁한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지만, 전동 공구로 만든 기둥은 표면이 매끄럽죠. 공구가 얇고 작아지니 이음새도 달라졌고요. 도구가 달라지면 이음·맞춤 등 기법도 달라집니다. 제자들에게는 옛 기술과 현대 기술을 모두 전수해 조화로운 작업을 하도록 돕고 있죠.”
곡성 고달면에 있는 한옥 펜션 ‘두가헌’은 그가 직접 시공한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이 건물은 지난 2012년 대한민국 한옥 건축대상에서 대상(국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김씨는 “2020년에 홍수가 곡성을 덮쳐 두가헌 처마까지 물이 차고, 주춧돌이 빠져 기둥 하나가 통째로 사라졌는데도 건물이 멀쩡히 서 있었다”며 “금새 보수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다. 제 손으로 튼튼하고 좋은 집을 만든다는 건 늘 보람찬 일이다”고 웃었다.
후학 양성에도 열심이다. 김씨는 지난 2000년부터 국가무형문화재 대목장 전승교육사로 활동해 왔다. 지난 2009년 전남도립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2013년부터는 부여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건축학과 강단에 섰다.
김씨는 “전통건축에서 ‘이음 하나가 천년을 간다’는 말이 있다. 그 정신을 살려 아름다운 전통 건축을 널리 알리고, 후학 양성에도 힘써 한옥을 계승·발전시키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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