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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5·18진상조사위 출범 2년] 이미 알려진 내용들…기대 못 미친 5·18 진실 규명

by 광주일보 2021.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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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년 보고 내용 보니]
50여명 교도소 암매장 진술…첫 발포 동시다발적 진행 밝혀져
진돗개 하나 발령· 전두환 관여 등 이미 공개된 것 재언급 그쳐
“언제까지 조사만 할거냐” 지적…실체 뒷받침할 증거 확보 시급

‘기갑학교 부대사’에 나오는 진돗개 하나 발령. <광주일보 자료사진>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50여명의 시신을 광주교도소 일대에 암매장했다는 계엄군 진술이 나왔다. 41년 전 5월 20일 계엄군의 시민을 상대로 한 첫 총격은 광주역뿐 아니라 광주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는 분석도 당시 총상을 입은 부상자 기록을 토대로 드러났다. 광주교도소 일대 암매장 증언은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지만 구체적 숫자가 제시된 것은 처음으로, 실체가 드러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진상 규명 속도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출범한 지 2년을 맞아 발표한 ‘대국민 보고회’ 내용으로는 지나치게 미흡하다는 불만도 터져나온다. 발포명령자와 암매장, 행불자 등 5·18의 진상규명을 위한 주요 현안에 대한 ‘사실적 접근’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는 27일 출범 2년을 맞아 ‘대국민 보고회’를 갖고 출범 이후 2년 간 조사결과와 향후 조사진행 방향을 발표했다.

이날 조사위는 ▲발포명령 체계 ▲전두환씨 관여 여부 ▲5·18 당시 첫발포 ▲민간인 학살 ▲가(암)매장 ▲무기고 피습 ▲북한특수군 침입 ▲계엄군 성폭력 사건 ▲헬기사격 ▲신군부 핵심 인사조사▲ 추가법정조사과제 등으로 나눠 2년간의 조사내용을 발표했다.

조사위는 이날 ‘광주교도소에서 50구 이상이 가(암)매장 됐다는 증언과 1980년 5월 20일 첫 발포가 광주역 뿐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는 내용을 최초로 밝혔다.

당시 3공수부대 방문전수조사 과정에서 교도소 일원에 가(암)매장을 지시·실행·목격 했다는 계엄군 54명으로부터 최대 50여구의 시신을 암매장 했다는 진술(중복 제외)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조사위는 1982년까지 보안대 관련자들이 광주교도소를 방문해 가(암)매장의 상태를 확인했고 4개의 팀으로 구성된 시체처리반이 가(암)매장된 시체를 옮겼다고 보고있다.

또 광주역 일원 외에도 인근 지역인 대인동, 동명동, 신안사거리, 광주시청 등 최소 7개소 이상의 지역에서 사격, 또는 피격이 있었다는 사실을 5·18보상심의자료 내 상이자 관련기록을 통해 확인했다고 했다.

그동안의 유전자 진행된 조사로 고(故) 양창근 열사의 시신이 무명 열사 묘역에 묻혀있는 점도 확인했다. 기존 양창근 열사 묘역에 묻혀 있는 시신에 대한 유전자조사를 실시해 신원을 밝힌다는 게 조사위의 계획이다.

조사위는 발포명령 체계의 실체, 비무장 민간인 살상 사건 등을 밝히면서 당시 전두환씨가 광주진압작전을 건의한 문서에 ‘Good Idea’(굿 아이디어)라고 발언한 사실, 5·18 당시 ‘진돗개 하나’ 발령 사실 등도 공개했다.

송선태 위원장은 “내년 6월께 대부분의 조사가 마쳐질 것으로 보이며, 일부 조사는 10월이면 끝날 것”이라며 “내년 6월에는 조사대상에 대한 청문회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암매장 여부와 시민 상대 총격 장소 등은 구체적인 증거나 조사결과가 아닌, 당시 계엄군의 진술을 추가 확보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기는 성급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대국민 보고회 내용이 과거에 이미 언론에 나온 보도 내용 또는 과거에 발표된 조사결과에서 확정된 것을 재언급하는 수준에서 그쳤다는 점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사위가 출범한 지 2년이나 된데다, 최초 발포 명령자, 암매장 의혹 사건 등에 대한 최우선적 진상 규명 방침에 대한 최우선적 진상 규명 방침을 밝혔던 점을 감안하면 조금이나마 진전된 조사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제기됐었다.

하지만 이날 보고회에서 발포명령체계에서 중요한 사안으로 보고 있는 ‘진돗개 하나’ 발령조치는 지난 2017년 ‘국방부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조사에서 밝혀진 내용을 다시 언급한 것에 불과했다.

2017년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가 현지 부대 방문 조사과정에 서류창고에서 발견한 1980년도 ‘기갑학교 부대사’는 진돗개 하나 발령에 따른 기갑학교의 조치가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진돗개 하나는 군의 방어 준비태세에서 최고 수준의 대응으로 전투태세를 의미한다.

또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의 광주진압적전에 관여한 기록도 지난 2019년 언론에 공개된 내용이다.

당시 보도된 언론 내용에는 “1980년 당시 2군사령부의 ‘광주권 충정작전 간 군 지시 및 조치사항’ 문건 5월 23일자 기록을 보면 ‘閣下(각하)께서 “Good idea(굿 아이디어)” ’라는 손글씨가 적혀 있다“면서 해당내용에 대한 문건 사진까지 이미 공개됐었다.

결국 이미 확인되거나 공개된 내용을 대국민 보고회에서 다시 언급한 수준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광주·전남일원 무기고 피습사건의 북한군 관련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발표 내용도 마찬가지다.

조사위는 1980년 5월 21일 오후 1시께 계엄군의 집단 발포 이전 시민군의 무기탈취 및 선제발포설의 주요한 근거가 되었던 나주 금성동 파출소의 무기 피탈 시간은 당일 정오가 아닌 오후 2시께 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 했다.

하지만 이 내용도 지난 2017년 전남지방경찰청에서 조사결과를 내 놓은 ‘5·18민주화운동 과정 전남경찰의 역할’에서 “최초 무기실탄 피탈은 5월 21일 오후1시 30분께 나주서 남평지서에서 발생했고…(중략) 5월 21일 오후 1시 전까지는 시민군의 총기발사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된 내용이다.

이외에도 북한특수군 침입은 없었다는 조사결과와 저격수 배치, 민간인 학살 등은 기존에 발표한 내용을 다시 발표한 것에 그쳤다.

나머지 계엄군 성폭력 사건, 헬기사격, 신군부 핵심 인사조사, 추가법정조사과제 등에 관해서는 앞으로 조사를 해 조사결과를 보고하겠다는 내용 이외에는 구체적인 조사내용을 밝히지 못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마지막 진상규명이라는 점에서는 2년 동안의 조사위 활동은 국민들과 지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남은 기간 충분한 조사로 진실을 규명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훈 5·18유족회장은 “언제까지 조사만 할거냐. 2년의 기간이 지났으면 일정부분 조사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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