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00명 설문조사 보니]
“공정한 기회 주지 않는다” 75.1%···“일자리 상황 나빠질 것” 53.5%
광주 청년 고용률 59.9% 그쳐···새해 소망 임금 인상·고용 안정 순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인 MZ세대의 2022년 새해 소망은 ‘기회의 공정’으로 나타났다.
올 대선의 최대 승부처는 ‘MZ세대’라는 말이 있다. 대선을 3개월 정도 앞둔 시점에서의 청년들의 요구에 대선 후보들이 어떻게 답할지 주목되고 있다.
2일 노동 전문가들의 모임인 ‘(사)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3일부터 일주일간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기성세대가 청년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75.1%로 ‘그렇다’ 응답(24.9%)의 3배를 넘어섰다.
MZ세대라고 불리는 20대(80.5%)와 30대(85.2%)가 40~50대에 비해 부정적 의견이 훨씬 높았고, 비정규직의 응답도 80.8%로 정규직(71.3%)보다 10%가량 높았다. 청년 10명 중 8명이 ‘기회의 공정’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향후 청년 일자리 상황이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느냐?”는 조사 항목에는 ‘나빠질 것’(‘매우 나빠질 것’ 14.3%· ‘나빠질 것’39.2%)이라는 응답이 53.5%로 가장 높았다. ‘현재와 비슷할 것’은 36.7%였고,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9.8%에 그쳤다. 향후 ‘청년 일자리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광주·전남지역 청년들도 올 한해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을 바라는 열망이 크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지역을 떠나 수도권으로 취업하는 사례가 줄어든 탓에, 고향에 남아있을 기회가 부여되길 바라는 것이다.
취업을 하기 힘든 지역 청년들은 스펙을 쌓을 수 있는 기회까지 공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짐을 싸서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까지 늘고 있다는 게 지역 청년단체들의 설명이다.
광주시가 지난해 내놓은 ‘2021 광주시 청년통계’에도 기회의 공정을 바라는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지난 2020년 전입청년(타시도→광주시)은 3만5546명, 전출청년(광주시→타시도)은 3만8863명으로 전입 보다 3317명의 전출 청년인구가 많았다. 인구 순유출은 2012년부터 계속됐고, 이 중 60% 이상이 20~30대 젊은 청년들이었다.
지난 2020년 광주지역 고용률도 전국 평균(60.64%)에 못 미쳤다. 2020년 하반기 광주지역 청년(19~39세) 취업자는 24만9000 명으로 고용률은 59.9%를 기록했다. 청년(19~39세) 실업자는 1만9000 명으로 실업률은 7.1%를 나타냈다.
2020년 워크넷(Work-Net)에 등록된 청년(39세 이하) 구직자의 구직건수 기준 희망 고용형태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54.6%로 가장 높았다.
광주·전남지역 청년들은 정규직을 원하고 있지만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이 높다. 광주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은 40.8%로 2015년 35.5%보다 5.3%포인트 증가하며 전국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남은 39.4%로 전국 6위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은 36.3%, 수도권 평균이 34.9%로 타지역에 비해 광주·전남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전남지역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가 크고, 그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청년들의 기회공정을 원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다정 광주청년유니온 사무국장은 “광주지역의 대기업은 거의 전무하며 지역 청년들이 기회의 불공정 때문에 지역을 이탈하고 있다 ”면서 “지역 청년들은 수도권 대학 청년들에 비해 박탈감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직장갑질119 측은 “대통령 후보들은 입으로만 ‘청년’을 외치면서 양극화의 핵심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어떤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청년 직장인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하고,구체적이고 상세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설문조사에서 직장인들의 새해 소망은 임금(연봉) 인상(63.7%) 고용안정(32.7%) 성공적인 일과 가정의 양립(17.3%) 좋은 회사 이직(15.7%) 직장 내 좋은 인간관계 유지(11.2%) 순이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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