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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2021년 사건·사고 결산 <4> 끊이지 않는 산재] 잇단 사고에도 안전 뒷전…노동자 매주 1명 사망

by 광주일보 2021.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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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 화재 등 산재 되풀이
광주·전남 올들어 48명 숨져
2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 많아
이윤 우선에 안전 관리 소홀
양형기준 강화에도 개선 안돼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유기화학제품 제조업체인 ㈜이일산업 현장에서 지난 13일 오후 1시 30분께 발생한 폭발을 동반한 화재로 작업중인 일용직 노동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화성 물질을 모두 비운 상태에서 작업할 것을 규정한 안전관리 매뉴얼을 따르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경찰과 노동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발주업체가 작업허가서도 형식적으로 작성하는가 하면, 정규직 직원이 2명 뿐인 영세 업체에게 위험한 작업을 맡기면서 안전조치도 허술하게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노동계 반발도 거세지는 형국이다.

광주·전남 노동자들은 올해도 위험이 노출된 산업 현장에서 아슬아슬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광주·전남지역에 위치한 일터로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노동자들도 48명에 이른다는 게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 설명이다. 이 기간 발생한 중대재해도 50건에 달한다.

중대재해란 ▲사망자가 1명 이상인 경우 ▲3개월 이상 요양을 필요로하는 부상자가 동시에 2명 이상 발생한 경우 ▲부상자 또는 직업성질병자가 동시에 10명 이상 발생한 재해 등을 말한다. 50건 중 47건의 사고의 경우 노동자들이 모두 설비에 끼었거나 추락, 부딪힘, 감전 등의 사고로 다치거나 숨졌다. 결국, 한 달 동안 평균 4명의 노동자들이 귀가하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광주·전남 산업현장 안전사고는 새해 벽두부터 끊이질 않았다.

지난 1월 10일 여수산업단지 금호티앤엘에서는 30대 하청 노동자가 석탄운송 설비에 끼어 목숨을 잃었다. 하루 뒤 광주 폐플라스틱 재생공장에서 50대 일용직 여성노동자가 파쇄기에 끼어 숨졌고 같은 달 23일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에서 50대 일용직 노동자가 2층 덕트설치 공사 중 떨어져 숨졌다.

2월에는 강진군 도암면 가우도에서 공중화장실 공사를 진행하던 40대 노동자가 추락했고 4월엔 나주 혁신도시 아파트 외벽 페인트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다.

3월에도 광주 진곡산업단지 내 에어컨 부품 제조공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사출기계(플라스틱 부품을 찍어내는 장비)를 홀로 점검하던 40대 노동자가 기계에 몸이 끼어 숨지는 일도 발생했다.

이들 대부분의 사고가 산업 현장 안전조치를 소홀히한 결과라는 게 노동계의 지적이다. 특히 사고를 예방해 안전한 산업 현장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보다 사고 뒤 합의·처벌 비용이 적게 나온다는 산업 현장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폐목재 가공업체에서 일하다 파쇄 설비에 끼어 숨진 20대 노동자 사망 사고 이후 노동자 안전을 위한 작업 현장 조성 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시각도 있지만 모든 현장에 정착되지 않았다는 게 노동계 분석이다.

광주지법이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과 관련, 사업주나 고용주, 법인에 부과한 벌금을 사망자(12명) 숫자로 나눈 평균 금액이 625만원에 불과한 점도 ‘노동자 사망에 대한 법원의 관대한 처벌 수위’를 엿볼 수 있는 수치라는 게 노동계 지적이다.

또 지난 7월 이후 재판에 넘겨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의 경우 대법원 양형기준도 상향됐지만 실제 판결 결과는 기존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아 안전사고 억제력이 제대로 작용힐 지 의문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내년부터 시행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개선 요구도 끊이질 않고 있다. 5명 미만 사업장은 적용받지 않고 5~49명 사업장의 경우에는 적용시기가 3년 유예 된 점 등은 자칫 노동자 안전을 위해 조속히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올해 광주·전남에서 발생한 50건의 중대재해 중 37건이 2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2곳, 50~300인 사업장 6곳, 20인~50인 사업장 4곳이고, 1000인 이상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는 1건 뿐이라는 점은 이같은 노동계 요구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권오산 광주·전남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부장은 “광주·전남 지역 사업장 대부분은 중소사업장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해 산업현장 내 사고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치구, 행정기관, 사업주, 노동자,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전문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안전한 산업현장을 만들수 있는 실효성 있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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