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신가중 ‘찾아가는 백신 접종’
“반대하는 부모님 설득해 맞았죠”
부작용 두려워 접종 기피하기도
영업 제한에 암담한 자영업자들
연말특수 기대하며 버텼는데
“또 벼랑 끝에 내몰리나” 허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단계적 일상회복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허탈감과 분노를 쏟아내면서도 확산세가 얼마나 지속될 지 불안해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찾아가는 백신접종’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정부의 방역강화 조치에 동의하면서 접종에 나서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접종에 따른 부작용과 미접종으로 인한 감염 우려 등을 불안해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백신접종’ 앞둔 학생들도 걱정=‘찾아가는 학교 단위 백신 접종’이 16일 오후 광주시 광산구 신창동 신가중에서 처음 시작됐다.
광산구보건소 의료진은 이날 오전 학교 강당에 임시 백신 접종센터를 설치하고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접종 시작 시간인 오후 1시가 되자 접종을 예약한 학생 20여명이 강당으로 들어섰다.
이 학교 재학생들 761명. 하지만 이날 학교 방문 접종에서 맞겠다고 예약한 학생은 72명에 그쳤다. 신가중 관계자는 “백신 접종을 마친 학생들이 절반이 넘는다”고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병원을 찾아 접종한 학생들도 있지만 미성년자에 대한 접종 부작용을 우려한 분위기는 고스란히 전해졌다. 반 친구 중 1~2명 정도는 부작용이 두려워 백신을 안 맞겠다는 분위기가 있다는 게 학생들 얘기다.
강당에 들어선 학생들은 손 소독을 마친 뒤 대기장소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접종 차례를 기다렸다. 강당에 들어설 때만 해도 장난기 가득했던 학생들은 긴장한 듯 굳은 얼굴 표정이 엿보였다. 주사기가 피부에 닿자 눈을 질끈 감는 학생들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접종을 마친 학생들은 대기석으로 자리를 옮겨 15분 간 접종 뒤 이상 반응 여부를 살피다 돌아갔다.
백신을 맞은 3학년 A군은 “직접 병원을 선택하고 예약 날짜를 잡아 접종받으러 가는 게 번거로웠는데, 학교에서 접종을 받을 수 있어 신청했다”면서 “부모님은 백신 접종을 반대했지만 설득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전체 92개 중학교 중 88개교가 방문 접종을 신청했고 접종 예약 학생 수는 1915명이라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오는 24일까지 신청 학교를 직접 방문해 학생들에게 배신을 접종할 방침이다.
◇방역 지침 강화 앞둔 자영업자들도 걱정= “위드코로나 덕에 연말만 보고 버텼는데, 연말연시 장사 망쳤어요.”
정부가 45일만에 위드코로나 방역 지침을 바꾸면서 광주·전남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은 허탈과 분노를 드러내면서도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보상 방침을 밝혔음에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듯했다. 뒤늦은 방역 조치로 상황을 악화시켜놓고 자영업자에게 책임을 떠넘긴 행태라는 비판도 나왔다.
광주시 동구 충장로에서 40년 가까이 고깃집을 운영한 A(67)씨는 “어제 하루 60만원을 벌었다. 하지만 인원 수, 영업시간 제한이 이뤄지면 하루에 10만원 벌기도 힘들다”면서 “위드코로나라고 해 이것저것 준비해놨는데 또 손해를 보는 것 아니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북구 용봉동 전남대후문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B(여·58)씨는 “밤 9시 영업제한이 다시 시작되면 1차로 식사를 끝내고 찾는 우리같은 호프집의 경우 사실상 저녁 손님을 받을 수 없다”면서 “적절한 조치를 제 때 취하지 못해 이렇게 심각하게 만든 건 정부이면서 고통은 우리가 떠안고 있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강화된 방역 조치를 얼마나 유지해야 하는지, 얼마나 영업을 못하게 되는 지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북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C씨는 “짧고 굵게 방역 조치가 마무리됐으면 좋겠는데, 얼마나 기다려야 (방역 지침이) 풀릴 것인지 답답하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광주시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코로나 확산세의 원인으로 애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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