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보는 전염병 발병 지역과 전파 경로
디프테리아, 독감, 나병, 홍역, 사스, 천연두, 결핵…. 앞에 열거한 질병의 공통점은? 바로 공기로 전파된다는 사실이다. 주로 호홉기를 통해서 또는 물건이나 다른 표면에 접촉해 옮겨진다.
그렇다면 콜레라, 이질, 장티푸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물로 전파된다는 것이다. 설사와 구토 등의 증세를 동반하는 것도 유사하다.
다시금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위드 코로나는 한때의 꿈처럼 멀어져갔다. 코로나 팬데믹은 일상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코로나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분야는 없다.
흑사병에서 코로나바이러스까지 전염병을 지도로 다룬 책 ‘질병의 지도’는 의학과 과학, 역사를 아우른다. 지도를 매개로 전파와 발병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책과 변별된다. 영국의 의학 저널리스트이자 건강, 사회 전문 분야 작가인 산드라 헴펠이 저자다.
저자가 질병과 관련한 지도를 매개로 삼은 것은 전파 경로를 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를 활용한 첫 사례는 1854년 영국의 의사 존 스노였다. 당시 런던 소호와 관련한 콜레라 발병을 조사했는데 600명의 사람이 사망했다. 이 가운데는 하룻밤에 200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당시 콜레라가 어떻게 전파되는지 이해하는 사람이 전무했다. 콜레라는 인류를 가장 빠르게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었다. 스노는 오염된 식수를 통해 콜레라가 확산된다고 믿었다. 의료 당국은 그의 생각을 수용하지 않았고 스노는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사망자를 조사해 지도에 표기했다. 그 결과 사망자 대다수가 브로드 가의 우물 펌프 주변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천연두는 인류가 박멸한 유일한 질병이다. 역사학자들은 16세기 신대륙 정복자들이 아즈텍과 잉카 왕국을 무너뜨렸던 것은 천연두와 홍역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천연두가 맹위를 떨친 것과 아울러 의학이 발전했다. 예방접종은 인체가 항체를 자극하는 강력한 수단이었다. 영국 출신 에드워드제너가 천연두를 예방하는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인류 고난의 역사와 함께한 질병은 발진티푸스였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최초 대규모 전염병인 ‘아테네 전염병’이 발진티푸스였다고 추정하기도 한다. 오늘날은 드물게 발병하지만 내전으로 열악한 아프리카 같은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다.
책에는 놀라운 이야기도 있다. 15세기 말 매독이 유럽에 퍼지자 저마다 다른 나라에 책임소재를 돌렸다는 것이다. 17세기 노예선이 카리브 해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인간 ‘화물’ 다수가 이질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 18세기 뉴게이트 감옥에서는 “교수대에서 탈출하는 대가로 천연두 예방 접종을 받기로” 죄수들이 약속했다.
저자는 “각각의 지도 뒤에는 사람들의 두려움과 고통이 있지만 질병에 대한 지식을 얻으려는 끈질긴 노력도 있다. 이런 지식은 질병과 맞서 싸우도록 계속 도와 줄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의 무늬·2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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