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보궐선거 선거인단 정족수 300명 미달 잘못” 판결
이 회장 직무정지 상태…시체육회 항소 땐 지휘부 공백 장기화
광주·대구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 등 대형 현안 추진 차질 우려
법원이 이상동 광주시체육회장에 대해 ‘당선 무효’ 판결을 내려 시체육회의 향후 대응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21일 광주시체육회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1민사부(전일호)는 지난 19일 광주시체육회장 선거 후보자였던 전갑수 광주시배구협회장과 이강근씨가 광주시체육회를 상대로 제기한 ‘(체육회장)당선 무효의 소’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지난 5월 13일 보궐선거에서 이상동씨를 회장 당선인으로 한 광주시체육회의 결정은 무효”라고 밝혔다.
시 체육회 등에 따르면 재판부가 전 회장 등이 문제 삼은 ‘광주시체육회장 선거에서 대한체육회가 정한 300명 이상 선거인단을 구성해야 하는데, 284명으로 꾸려 규정된 정족수에 미달했다’는 주장 등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300명 이상 선거인단 구성이 의무 조항인데 이를 어겨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 것이다.
시체육회는 우선 항소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판결문을 입수하는 대로 정확한 내용 파악과 대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체육회 상임위원회, 이사회 등의 종합적인 검토를 토대로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육회는 법적대응의 관건은 항소의 실익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즉 재판을 2심까지 끌고갈 경우 승소할 가능성이다. 이와 관련, 전갑수 광주시배구협회장과 이강근씨가 지난 7월16일 이번 소송과 유사한 내용으로 법원에 제기한 체육회장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바 있어 주목된다. 이번 판결에서 피고는 광주시체육회, 가처분 신청사건의 피고는 이상동 체육회장이지만 ‘대한 체육회가 정한 선거인수를 지키지 않았다’는 쟁점이 본질적으로 유사하다.
체육회의 항소 결정에는 상당한 부담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체육회 임원 등의 뜻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상동 체육회장의 입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육회 사무처의 잘못으로 회장 공백사태가 초래된 마당에 자칫 소송이 장기화하면 차기회장을 뽑을 때까지 지휘부 공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이상동 시체육회장은 법원이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을 인용함에 따라 지난 7월16일부터 직무 정지 상태다.
현재 시체육회는 김광아 회장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지휘부 공백사태가 광주·대구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등 체육회의 대형 현안 추진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체육계 일각에서는 “광주체육과 광주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아시안게임 유치라는 현안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체육회의 파행이 지속되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광주시체육회장 후보자들은 지난 5월 21일 22표차로 당락이 갈린 선거에서 46명에 달하는 무자격 선거인들이 투표했으며, 사전 선거운동, 체육회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 부정선거를 문제 삼아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광주시체육회는 지난 5월13일 김창준 회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하자 보궐선거를 치러 이상동 후보를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상동 후보는 유효표(274표) 가운데 132표를 획득, 당선했으며 전갑수 후보는 110표를 얻었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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