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전 부진에서 배운 빠른 변화구 가치
“꿈같았던 시즌, 운이 아님을 보여주겠다”
꿈같은 시즌을 보낸 KIA 윤중현이 최원준의 슬라이더로 두산 벽을 넘는 꿈을 꾼다.
사이드암 윤중현은 올 시즌 KIA 타이거즈의 ‘깜짝 스타’였다. 대졸 4년 차에 처음 1군 무대를 밟았고, 덜컥 선발 자리도 맡았다. 그리고 프로 첫 승에 이어 5승까지 기록했다.
윤중현은 “꿈 같은 한해였다.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고 2021시즌을 평가했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시작했던 올 시즌이었다.
윤중현은 “올 시즌 1군에 못 가면 그만둔다고 생각했다. 나이도 27살이고, 1년 안에 못 올라가면 어린 투수들도 많아서 도태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 장점을 보여주지 못하면 밥그릇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간절하게 1년 안에 승부를 본다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간절하게 준비한 윤중현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들을 놓치지 않았다. 군 복귀 후 첫 실전이었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스스로 놀랄 정도로 좋은 피칭을 선보였고, 초반 부진을 딛고 공격적인 피칭으로 어필하면서 선발자리까지 진입했다.
윤중현은 “처음 1군 올라간다고 했을 때 서재응 코치님께서 번호만 등록된 선수라는 생각으로, 1군 경험한다고 생각하고 다녀오라고 하셨다.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막상 올라오니까 잘하고 싶은데 처음에는 잘하지는 못했다. 불안해하는 모습 보이지 말고 내 공 던지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감독, 코치님이 좋게 봐 주셨다”고 말했다.
또 “생각했던 목표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이룰 수 있었던 한 해였다. 3승하고 싶었는데 1주일 사이에 3승을 해버렸다. 그래서 다시 5승을 목표 세웠는데 이뤘다. 내년에는 더 잘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열심히 하면 더 잘할 수 있게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지키고 싶은 것들이 생기면서 윤중현은 이번 겨울 운동에 더 집중할 생각이다. 그리고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 ‘슬라이더’를 화두로 삼았다.
공격적인 피칭과 정교함으로 좋은 성적은 냈지만, 윤중현은 높은 벽도 느꼈다. 특히 두산을 상대로 좋은 경험을 했다.
그는 올 시즌 두산전 5경기에 나와 7.65의 평균자책점으로 4패만 기록했다.
윤중현은 “강팀이라는 걸 느꼈다. 개인 능력들이 뛰어나서 크게 차이나는 헛스윙이 없었다. 내 구위가 약하기도 했지만 실투를 놓치지 않은 모습이었다. 벽을 느끼고 더 빠른 변화구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맞춰 잡으려고만 해서는 안 되는 팀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두산전 패배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은 그는 두산 최원준의 슬라이더를 연구하고 있다.
윤중현은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스피드가 2~3km 정도 올라 가야 될 것 같다. 트레이닝을 통해서 노력하겠다. 느린 변화구밖에 없어서 슬라이더 같이 빠른 변화구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더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며 “원준이 형 슬라이더 던지는 것 보면서 연습하고 있다. 친하지 못해서 직접 물어보지는 못했는데 영상을 자주 보고 있다. 스타일이 비슷해서 보고 연습하고 있다. (임)기영이 형도 올해 슬라이더 던지면서 더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었던 것을 보면서 슬라이더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신인왕 후보로도 언급되고, 팬들의 뜨거운 응원도 받았다. 윤중현은 내년 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운이 아니었다”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윤중현은 “신인왕 후보로 언급을 해주셨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기억에 남는 시즌이 됐다. 내년에는 더 잘하기보다는 어느 위치든 나가서 최선을 다하고 크게 무너지지 않으려고 한다. 내년에도 잘해야지 운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크게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며 “절제해야만 얻을 수 있고, 가질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작년보다 더 열심히 준비해서 끝까지 힘 안 떨어지고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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