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 25경기 7홈런, 1군서도 파워 과시
“내년 시즌 더 좋은 모습 보여주고파”
‘야구의 재미’를 안 KIA 타이거즈의 김석환(22)이 벌써 새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 KIA의 실패 원인 중 하나는 장타력이었다. ‘한방 가뭄’속 압도적인 팀홈런 꼴찌(66개)를 기록했다. 한화보다도 14개 적었고, 팀홈런 1위 SSG(185개)에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 그쳤다.
‘홈런타자’가 귀해진 KIA는 시즌 막판 희망을 봤다. 내야수 김석환이 희망을 쏘아 올린 주인공이다.
김석환은 2017년 광주 동성고를 졸업한 고졸 5년 차 선수다. 1999년생으로 동기들보다 한 살 어리지만 지난 봄 일찍 군 복무를 마친 예비역이기도 하다.
1군에서 2타석 경험이 전부였던 김석환은 전역 후 퓨처스리그에서 ‘무력시위’를 했다.
처음 퓨처스리그 타석에 선 8월 3일, 상무를 상대로 홈런포를 날리는 등 25경기에서 7홈런 19타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10월 24일 마침내 콜업을 받았다.
1군에서의 시간은 짧았지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등 잊지 못할 1주일을 보냈다. 5경기에 나와 프로 첫 안타·타점 그리고 홈런까지 장식했다.
첫 경기에서는 ‘4타석 4삼진’이라는 쑥스러운 기록을 남겼지만 코치·선배들의 응원에 씩씩하게 방망이를 휘두르면서 자신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었다.
김석환은 “처음에는 투수 공에 밀렸다. 내 타이밍에 친다고 하는데 실투가 자꾸 파울이 되고 카운트가 불리해졌다. 상대가 공격적으로 들어왔다”며 “선배들, 코치님들이 삼진 먹고 들어와도 더 자신 있게 하라고 하셨다. 투수가 잘 던져서 못 친 거고, 더 잘하면 된다고 좋은 말씀들 해주셔서 주눅 들지않고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상대의 공격적인 피칭에 역시 공격적으로 맞선 김석환은 두 경기에서 안타 없이 5탈삼진만 기록했지만 세 번째 롯데전에서 프로 데뷔 안타에 이어 타점까지 만들었다. 롯데 외국인 투수 프랑코의 150㎞가 넘는 강속구를 공략해 만든 결과였다.
김석환은 “프랑코 공이 빨랐다. 변화구도 30~40㎞대로 웬만한 직구 스피드 만큼 나와서 앞에 두고 치자는 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 타점 상황에서는 득점권에서 동점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집중하고 들어갔다”고 언급했다.
김석환은 프로 4번째 안타는 홈런으로 장식하는 등 자신감 있고, 시원한 스윙으로 매 경기 성장세를 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남다른 파워에 ‘어린 예비역’으로 김석환의 가치는 상승했다. 187㎝라는 큰 키도 ‘장신 1루수’로 어필할 수 있는 무기다.
김석환은 “군대 있으면 모든 사람이 스포츠를 좋아한다(웃음). TV로 야구를 많이 본다. 동기, 후배, 선배들 야구하는 걸 보면서 너무 야구가 하고 싶었다. 야구할 때가 좋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군대 빨리 다녀온 게 좋은 것 같다. 더 튼튼해졌다. 요즘은 군대에서 핸드폰도 할 수 있지만 계속 나가서 운동을 했다. 배려도 많이 해주셨다. 나중에 갚으라면서 배팅 치라고 망도 사주셨다”고 웃었다.
준비를 잘 해온 김석환은 적극적인 자세로 빠르게 그라운드에 적응했다.
김석환은 “처음 라이브할 때 감이 없었다. 라이브 배팅 5번 정도 치고 시합 나갔는데 타이밍이 잡히지 않았다. 일단 과감하게 돌려서 감을 잡자고 생각했는데 첫 경기에서 홈런이 나왔다. 2~3경기 지나고 나니까 감이 잡혔다”고 말했다.
1군에서의 짧지만 강렬했던 시간은 김석환에게 중요한 자산이 됐다.
김석환은 “어떻게 쳐야 하는지, 어떻게 타이밍을 잡아야 하는지 등 많이 배웠다. 힘으로만 치는 것도 아니라는 걸 알았다. 일단은 콘택트가 돼야 내 힘도 쓸 수 있으니까 정교함이 중요하다. 경기 뛰면서 부족한 부분, 조금 더 생각하는 야구의 필요성을 느꼈다. 무작정 패기로 덤비기보다는 이제는 나도 전략적으로 싸워야 한다”며 “18년에는 정말 긴장됐는데 이번에는 야구가 재미있었다. 야구를 계속 하고 싶었다. 겨울에 준비 잘해서 내년에는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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