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원정경기서 2-1 승…지독했던 ‘무승 징크스’ 탈출
11위 강원과 승점 3점 차…남은 2경기 승리 땐 ‘실낱 희망’
광주FC가 벼랑 끝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썼다.
광주가 7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1 2021 3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포항스틸러스를 2-1로 이겼다.
많은 의미가 담긴 특별한 승리였다. 광주는 앞선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3-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충격의 3-4 역전패를 기록하면서 강등 벼랑 끝에 섰다.
이번 승리로 광주는 11위 강원과 승점 3점 차를 유지하면서 잔류 불씨를 살렸다.
또 지독했던 ‘포항 징크스’에서도 탈출했다. 2011시즌 K리그에 뛰어든 광주는 창단 이래 포항과 21번 맞대결에서 6무 15패, 전패를 기록했다.
높은 벽이었던 포항을 가장 극적인 순간에 넘어서면서 광주는 특별한 승리를 남기게 됐다.
알렉스와 헤이스, 그리고 엄원상이 이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시작과 함께 이순민이 오른발 슈팅을 날리면서 공세의 시작을 알렸다.
17분에는 엄원상이 패스를 주고받은 끝에 골키퍼까지 마주했지만, 이번에도 득점에는 실패했다.
전반 22분에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프리킥 상황에서 포항 신진호가 때린 공이 그대로 광주 골대로 향했고, 골키퍼 윤평국의 호수비가 나오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전반 31분 상대 페널티지역에 진입하려던 엄원상이 그랜트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비디오 판독 끝에 그랜트에게 레드카드가 주어지면서 광주가 수적 우위를 점하게 됐다.
이어 김종우가 프리킥 키커로 섰다. 매섭게 날아간 공은 아쉽게 골대를 맞고 벗어났다.
전반 41분에도 아쉬운 탄성이 나왔다. 김종우가 왼발로 찔러준 공을 잡은 엄원상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비켜났다.
하지만 전반 종료를 앞두고 광주 벤치에서 기쁨의 환호성이 터졌다.
전반 47분 광주가 연달아 포항 골대를 향해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와 수비수 맞고 두 차례 공이 뒤로 흐른 뒤 광주 수비수 알렉스가 먼 거리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골대에 이어 포항 골키퍼 이준을 맞으면서 자책골로 남았지만 감탄사를 부른 시원한 중거리포였다.
후반 2분 다시 한번 탄성이 쏟아졌다.
엄원상과 호흡을 맞춰 포항 진영 왼쪽 측면을 뚫던 헤이스가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대포알처럼 날아간 공은 이번에도 골대 맞고 포항 골망을 흔들었다.
광주는 후반 42분 강상우의 오른발 발리슛에 한 골을 내줬지만, 승리는 내주지 않았다.
몇 차례 위협적인 공격 장면을 연출하고도 득점에는 실패한 엄원상이 승리의 또 다른 주역이 됐다.
전반전에 그랜트의 퇴장을 불렀던 엄원상이 후반 추가 시간에 다시 한번 주심의 레드카드를 유도했다. 후반 추가 시간 상대 진영으로 진입한 엄원상을 저지하려던 골키퍼 이준이 퇴장 당했다.
광주는 이어 베일에 가려져 있던 조나탄을 처음 그라운드에 올렸다. 그리고 공격이 재개되자 마자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애타게 기다렸던 포항전 첫승이 완성됐다.
목표로 언급했던 포항전 승리를 이끈 김호영 감독은 “우리에게 안 좋은 상황이었고 포항은 우리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상대였다. 그에 대한 부담감을 선수들이 잘 이겨내고 의지와 정신력으로 버텼다”며 “시즌 전 2가지 약속을 했다. 하나는 포항전 승리, 그리고 잔류다. 하나를 이뤘으니 다른 한 약속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역사를 만들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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