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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소재, 인류와 만나다-홍완식 지음

by 광주일보 2021.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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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흙·철…소재는 어떻게 세상을 만들었나


콘크리트와 유리는 어떻게 로마제국의 토대가 되었을까? 이 질문은 찬란한 문화와 힘을 지녔던 로마의 힘은 콘크리트와 유리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흔히 대자연이 선보이는 놀라운 에너지는 재앙의 형태로 다가온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 에너지는 조화를 견인하는 축복의 기제가 된다. 마치 인류가 더 뜨거운 불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쓰는 동안 자연은 상상할 수 없는 위력으로 기발한 소재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화산이 만들어낸 콘크리트는 모양을 자유자재로 설계하는 것을 가능케 했을 뿐 아니라 물속에서도 구조물을 세울 수 있게 함으로써 로마제국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시의 수로 시설, 포장된 도로와 광장, 항만 등의 인프라스트럭처를 받쳐주는 핵심소재가 되었다. 또한 사막의 번개가 만들어낸 유리는 비바람을 막아주는 창문에서 진화해 각종 화학 실험 기구, 렌즈, 광섬유 등 현대 과학문명을 가능하게 한 공신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사물은 특정한 재료로 만들어져 있다. 평소에 그저 편하게 사용할 뿐 그것의 재료가 무엇인지는 인식하지 못한다. 다시 말해 소재의 존재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소재는 제 역할을 다하며 묵묵히 인류와 함께 해왔다.

인류 역사의 또 다른 주인공 ‘소재’를 다룬 책이 발간돼 눈길을 끈다. 소재는 돌, 흙, 철, 플라스틱, 유리, 섬유와 수지 등 인류가 이룩한 문명의 숨은 주인공이다. 서울시립대 신소재공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홍완식 교수가 펴낸 ‘소재, 인류와 만나다’는 인류 역사의 또 다른 주인공 소재를 소환한다.

 

책은 인류 최초의 소재인 돌부터 도시 문명을 가능하게 한 청동, 산업혁명을 견인하며 소재의 맹주에 오른 철강, 편리와 오염이라는 양면성을 지닌 플라스틱까지 아우른다.

인류의 최초 소재는 돌이었다. 사냥을 하거나 열매를 따기 위해 단단하면서도 날카로운 도구가 필요했다. 구석기시대 ‘맥가이버칼’인 좀돌날이 그 예다. 돌을 만나고 불을 이용하며 소재를 다루면서 인류의 지식과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농업혁명 이후로는 본격적으로 불을 활용하면서 도구가 발달한다. 농작물을 저장할 용기가 필요했고 음식을 익히기 위해 불에 견딜 수 있는 소재가 필요했다. 금속 발견 이전이라 흙을 굽는 방법이 유일했다. 인류는 불의 온도를 높이는 방법을 터득했고 비로소 가마를 만들기에 이른다. 이후 인류 기술은 급속도로 발달하는데 암석 깊은 곳의 금속을 뽑아내면서 청동, 철 등 문명의 중요한 소재가 등장한다.

저자는 인류 역사를 소재적 관점에서 보면 현재는 철기시대라고 설명한다. 그만큼 철이 중요한 자원이라는 의미다. 사람들은 철에 탄소가 스며들면 청동보다 가볍고 단단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탄소 적정량이 1%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까지 3000여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해 과학 학술지 ‘네이처’는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인류가 만든 인공물 총질량이 2020년 기준 자연에서 만들어진 생명체 총 질량을 넘었다는 것이다. 자연에서 소재를 얻었던 인류가 이제는 소재 자체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플라스틱을 일컬어 20세기 세상을 바꾼 신소재라고 한다. 플라스틱은 인류에게 편리와 풍요를 선물했지만 환경오염 등 생태계를 위협하는 문제를 낳았다. 물질문명이 낳은 부작용은 인류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그 과제 또한 소재에서 찾아야 할 것은 자명하다.
 < 삼성경제연구소·1만8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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