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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3·1, 4·19서 5·18, 6·10까지…민주올레길을 함께 걷다

by 광주일보 2021.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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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걷다
한종수 지음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은 고전적 명제가 된 지 오래다. 그만큼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여정이 험난하고 지난하다는 뜻일 게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피를 흘리고 있다.

지난 9월 15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민주주의 날이었다. 이날 국내 시민사회단체는 미얀마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현재 미얀마에서는 자국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투가 벌어졌으며 시민들이 사망하는 불상사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의 역사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919년 3·1만세시위 이후 역사의 고비마다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투쟁과 희생이 지속됐다. 5·18, 4·19, 6·10 항쟁이 그러한 산물이다. 지금 우리가 당연시하게 생각하며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는 수많은 이들의 희생 속에서 얻어진 것들이다.

‘민주올레’라는 말이 있다. 지난 2010년 시민주권이라는 시민단체에서 우리나라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기념일에 그 흔적을 찾아 기념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2013년 4·19 민주올레는 서울시 교육청이 주관한 대규모 행사로 열리기도 했다.

민주화와 관련된 역사적 현장을 함께 걸으며 그 날의 숭고한 정신을 담아낸 책이 발간됐다. ‘라면의 재발견’, ‘제국은 어떻게 망가지는가’의 저자 한종수가 펴낸 ‘민주주의를 걷다’는 3·1부터 6·10까지 함께 걷는 민주올레길을 담고 있다.

당초 ‘올레’의 원뜻은 ‘놀멍, 쉬멍, 걸으멍’ 하면서 자연풍광을 즐기는 제주도 말을 일컫는다. 자발성, 개방성, 다양성이 본래 바탕을 이룬다. 이 올레를 지렛대로 도심의 민주주의의 역사 현장을 걸으며 올레의 기본 정신을 계승하자는 것이 ‘민주올레’의 본질이다.

책에는 3·1민주올레, 4·19민주올레, 남산~남영동 민주올레, 부산 민주올레, 5·18이 나온다. 역사책이기도 하지만 인물이 주인공이 아니라 공간이 주인공인 셈이다. 올레길을 걷는 방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한 인물이 여러 올레길에 등장하기도 한다.

 

 

1980년 5·18 당시 옛 도청 앞 분수대 광장에 모인 수 만명의 광주 시민들. <광주일보 자료사진>

5·18민주올레길은 전남대 정문으로부터 시작된다. 80년 당시 신군부 일당이 권력을 찬탈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했고 학생들은 김대중 석방, 전두환 퇴진, 비상계엄 해제를 외치며 시위를 전개했다.

먼저 전남대 캠퍼스 안 박관현 열사 추모비가 소개된다. 광주시민과 학생들의 반독재투쟁을 주도하면서 탁월한 연설로 시민들을 감동시켰던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이어 광주시민과 계엄군 사이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던 ‘광주역 전투’ 현장, 옛 시외버스 공용터미널 일대 등이 차례로 소개된다.

계엄군이 비무장 시민을 향해 최초 발포를 했던 장소로 알려진 동구 계림동 250-91번지, 당시 시민을 폭도로 몰았던 광주 MBC가 있던 옛터, 대책을 논의한 항쟁의 산실 녹두서점도 만날 수 있다.

이밖에 광주의 전설 광천동 들불야학을 비롯해 광주 YWCA 옛터, 항쟁의 거리 금남로, 그리고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건물 가운데 하나인 전일빌딩245(옛 광주일보 사옥)도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공간이다.

사실 동시대를 살아도 정치적인 경험이나 강도에 따라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 말은 5·18이 ‘누군가에게는 역사이지만 누군가에는 기억이자 현재 진행형’일 수밖에 없다.

민주올레길을 소개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역사를 기억하고 공유, 공감하자는 몸짓일 터다. 흔적과 의미를 되새겨봄으로써 과거, 현재, 미래를 성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자는 향후 과제도 제시한다. “시간까지는 약속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별도의 책으로 인천이나 성남, 수원, 대구, 마산, 원주 등 다른 도시들의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 공간에 대해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소개를 하려고 합니다.”

<자유문고·2만3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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