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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동주문학상’ 강재남 시인 “자기성찰·고뇌하는 반성문 같은 시 너무 아팠다”

by 광주일보 2021.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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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은 감성적 원천
‘쉽게 쓰여진 시’ 가장 좋아해
“관찰자 입장 견지하는 작품 쓸것”

강재남 시인
 

제6회 동주문학상에 선정된 강재남(사진) 시인은 “시인 윤동주의 자기 성찰, 고뇌하는 청년의 반성문 같은 시가 너무 아팠다.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순결한 청년처럼 저도 그런 청년을 꿈꾸며 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동주는 최초로 내게 온 정신적 지주이며 감성적 원천이 아니었나 싶다”며 “자기반성을 잘하는 저는 나쁜 일이 있어도 제 반성에 먼저 들어가는 습관이 있다”고 덧붙였다.

 

-제6회 동주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감은.


▲더 착하고 다정한 말을 배우겠다. 따뜻한 눈길을 주신 광주일보사를 비롯해 심사위원과 동주문학상 관계자분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온전한 내 사람과 위로를 준 더 많은 내 사람과 기쁨을 나누고도 싶다. 이 좋은 기별이 ‘행성표류를 막 끝냈을’ 김희준 시인에게 환하게 당도하길 바라봅니다.(강 시인의 딸인 김희준 시인은 지난해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

-윤동주 시인에 대한 느낌이 남다를 것 같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책을 베껴 쓰는 걸 좋아했다. 거기에는 윤동주 시집도 있었다. 섬에는 책이 귀했는데 그래서 활자에 더 민감하고 집착했는지 모르겠다. 또한 그림을 그릴 때면 어느 구석에든 별을 그렸다. 나는 어느 별에서 추방당한 사람이라 여기며 살았다. 혹여 언젠가는 돌아갈 제 행성을 그렇게 그렸던 것 같다. 그러면서 윤동주의 별과 맞닿아 있었던 건 아닐까, 문득문득 그런 생각이 수상 소식을 듣자 떠올랐다.

-윤동주 시인 시 중 어떤 시를 좋아하고 그 이유는.

▲‘쉽게 쓰여진 시’를 좋아한다. 일제 식민으로 살아야 하는 지식인의 고뇌와 성찰이, 조국을 위해 행동으로 보이지 못하는 자신을 반성하는 정서가 느껴진다. 일본에서 유학 중이던 청년 윤동주는 어두운 육첩방에서 나라의 암울한 현실에 고뇌하고 있었다. 늙은 대학교수의 강의를 들으며 나는 누구인지 여긴 어디인지 깊은 고민에 빠지면서 기다리는 모습이 그려진다. 시대처럼 올 아침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이번 수상 시집은 어떤 작품들이 주로 수록돼 있는지.

▲‘뒷말’에 관한 모티브가 시로 된 작품이 많다. 사람들은 남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경향이 있다. 단순한 어떤 것 하나를 포착하면 자신 생각으로 이야기를 파생시킨다. 그래서 마녀사냥이 시작된다. 침묵하는 사람은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은 말을 안 할 뿐이다. 귀찮아서 그렇기도 하고 그보다 더한 삶의 무게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생활은 존중받아야 마땅한 거란 걸 아는 서로가 됐으면 한다.

-지난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을 겪었다고 들었다.

▲작년 여름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비를 좋아하는 딸아이였는데 ‘빗줄기를 잡고 다른 행성으로 떠났다.’ 26세였고 대학원에서 현대문학을 전공하는 중이었다. 내게는 딸을 넘어 둘도 없는 문우였다. 올해 7월 24일이 1주기였는데 산문집 ‘행성표류기’가 출간됐다. 희준(딸)이가 떠나고 그 아이의 시집 ‘루루와 나나’가 제11회 시산맥작품상, 다층시단이 뽑은 2020올해의좋은시집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해준다면.

▲통영시와 통영RCE는 예술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친구들을 발굴해 해마다 통영장학금을 주고 있다. 그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가 대상인데 해마다 많은 학생이 통영문학청소년아카데미 강의를 들으려고 한다. 콘테스트를 치르고 합격해야 들어올 정도다. 강의 중에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작가를 모시고 특강도 하고 강의가 끝나면 문집을 만들기도 한다. 일반 문집에 비견할 수 없이 모든 면에서 알차다.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다시 시작을 하려고 한다. 아이가 떠나고 생각하는 게 무의미해지더라. 그러다 보니 습관이 돼버린 것 같다. 글을 쓰면 감정이 지배해서 쓰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던 것도 같다. 그래서 당분간은 관찰자 입장이 돼 보려고 한다. 철저하게 관찰자가 돼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글을 쓸 생각 중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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