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곳으로 투구, 만족할 경기해서 행복”
공격적인 피칭으로 5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
이우성·최원준·터커의 2루타로 6-0, 영봉승
KIA 타이거즈의 새 외국인 투수 보 다카하시가 두 번째 등판에서 KBO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다카하시는 1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15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6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기록했다.
KIA가 6-0으로 키움을 꺾으면서 다카하시가 승리투수가 됐다. 두 번째 등판 만에 이룬 KBO리그 첫 승이다.
다카하시는 지난 9월 25일 SSG전을 통해 데뷔전에 나서 4이닝, 70구를 소화하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번에는 ‘90구’로 목표 투구수를 높여 마운드에 올랐고, 86구로 6회를 채웠다.
빠른 템포로 공격적인 피칭을 선보인 다카하시는 5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쳤다.
다카하시는 1회 첫 상대 김혜성을 2루 땅볼로 잡은 뒤 김웅빈과 이정후를 연달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선두타자로 박병호를 만난 2회도 좌익수 플라이로 시작했다. 송성문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운 다카하시는 크레익을 상대로 이날 첫 탈삼진을 뽑았다.
이지영-변상권-김주형을 상대한 3회도 삼자범퇴. 4회에는 김혜성과 김웅빈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고, 타격 1위 이정후를 유격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5회 박병호와의 두 번째 승부에서는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초구 볼을 지켜본 박병호가 4개의 직구를 모두 커트해냈다. 볼이 하나 들어간 뒤 박병호가 다시 2개의 공을 걷어내면서 9구 승부가 전개됐다.
다카하시는 이날 두 번째 커브를 던지면서 박병호의 타이밍을 뺏었다. 박병호의 방망이가 헛돌면서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이어 송성문을 상대로 투 스크라이크를 잡은 다카하시가 중전안타를 맞으면서 퍼펙트 행진이 깨졌다. 하지만 크레익을 1루수 파울플라이, 대타 박동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면서 추가 진루는 허용하지 않았다.
6회에는 처음 2루 베이스를 내줬다.
선두타자 변상권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다카하시가 1사 1루에서 김혜성에게 이날 첫 볼넷을 허용했다. 실점은 없었다.
1사 1·2루에서 김웅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정후와의 세 번째 승부에서도 좌익수 플라이로 승자가 되면서 무실점으로 등판을 끝냈다.
이날 다카하시의 직구 최고 구속(45개)은 151㎞, 평균 구속은 147㎞. 슬라이더(23개·148㎞), 체인지업(8개·132㎞), 포크(6개·140㎞) 그리고 4개의 커브(123㎞)도 구사했다.
KIA 타선이 다카하시의 호투에 화답하며 일찍 가동됐다.
2회 1사에서 유민상의 중전안타에 이어 이우성의 2루타가 이어졌다. 그리고 한승택의 2루 땅볼로 3루에 있던 유민상이 홈을 밟았고, 이어 박찬호가 적시타를 때리면서 이우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상대의 유격수 실책으로 시작한 3회, 최형우와 류지혁의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가 됐다. 터커의 투수 앞 땅볼 때 홈에 들어오던 김선빈이 아웃됐지만 이어진 유민상의 타석 때 밀어내기 볼넷이 나왔다.
최원준의 2루타가 나온 4회, KIA는 류지혁의 중전안타와 터커의 2타점 2루타로 6-0을 만들면서 일찍 분위기를 끌고 왔다.
그리고 7회 서덕원에 이어 김현준이 8·9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팀의 영봉패를 완성했다.
다카하시는 “만족할 경기를 했고, 던지고 싶은 곳으로 공이 잘 들어갔다. 모든 선수가 잘해줬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 좋은 타격을 해주고 기회를 잘 살려줬다”며 “행복하다. 좋은 팀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1승하고 기념구도 받아서 행복하다”고 웃었다.
경기에 집중하느라 5회 1사까지 퍼펙트를 기록한 것도 몰랐다.
다카하시는 “모르고 있다가 5회 안타 맞고 전광판을 보고 놀랐다. 안타가 하나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박병호와의 승부에서 커브도 선보였던 다카하시는 “이번 주 매일 커브를 연습했고,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두 번의 경기를 통해 느낀 한국 타자들의 모습은 ‘공격적’이었다.
다카하시는 “타자들이 공격적이다. 가운데 공이 몰리면 위험해질 것이라 생각해서 신중하게 던지고 있다”며 “한국 타자들과 승부를 하게 돼서 기쁘다. 게임을 즐기려고 하고 재미있게 풀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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