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10월 4일 무등갤러리
서양화가 류영도 작가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여성의 누드다. 다양한 몸짓과 표정의 여성들은 때론 도발적이고, 때론 수줍은 듯한 모습으로 화폭에 등장한다. 세심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들은 배경으로 등장하는 다양한 추상적 요소가 결합하면서 새로운 화면을 만들어낸다. 때론 상상의 이미지가 접목되면서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류영도 작가 개인전이 28일부터 오는 10월 4일까지 광주 예술의거리 무등갤러리에서 열린다. 지난 8월 서울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에 이은 전시다. 서울로 작업실을 옮기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류 작가는 ‘누드-조형적 구성’을 주제로 신작 40여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들은 1000호 2점을 비롯해 대작들이 많다. 큰 화면을 장악하며 제작한 작품들은 그가 추구하는 ‘구상과 비구상’의 만남을 강렬하게 보여준다.
전시작 중 눈에 띄는 건 역시 다채로운 누드화다. 수없이 많은 데생 등을 통해 비율과 균형 등을 공부하며 여체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들은 자유자재의 곡선미가 돋보이는 다양한 포즈와 다채로운 색감이 어우러져 눈길을 끈다.
작품 속 여체들의 포즈는 무엇보다 당당하고, 생의 환희를 표현하는 과감한 몸짓으로 개성을 발산한다. 또 다른 작품들은 사색에 잠긴 듯한 표정으로 자기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단순한 여체의 묘사를 넘어 현대적인 조형성에 방점을 둔 류 작가의 작품에서, 배경으로 등장하는 다양한 소재를 살펴보는 건 또 다른 즐거움이다. 화사한 꽃과 나무, 신비로운 자연의 모습, 마치 환영처럼 보이는 얼룩말과 사슴, 가늠할 수 없는 추상성 강한 선과 면 등이다.
또 적절한 여백의 미를 살린 화면은 여유로움을 제공하며 관람객들에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덧붙여보도록 권한다.
한국현대인물작가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의 작품을 보면 무엇보다 인물묘사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기록화 중 백범 김구 선생을 그리기도 한 그의 인물 묘사는 연필 소묘로부터 시작된 탄탄한 기초에 기반한 것으로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마치 살아있는 듯한 다채로운 표정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그가 표현하는 꽃그림 역시 강렬한 인상을 전한다. ‘구성-화중지화(花中之花)’ 등의 작품은 극히 화려한 색감이 대형 꽃이 화면 전체를 장악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류 작가는 도록 서문에서 이번 전시에 대해 “인간의 몸짓의 언어를 조형적 재구성을 통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며 “여체의 아름다운 곡선과 배경에 나타난 비조형적인 추상형태를 접목, 구상과 비구상의 만남을 추구해 여백의 미를 강조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전남대 미술학과와 조선대 대학원 순수미술학과를 졸업한 류 작가는 한국문화예술상, 광주문화예술상 특별상, 대동미술문화상 등을 수상했으며 지금까지 35회 개인전을 개최했다.
서울 류아트센터 대표, 한국미술협회 서양화분과 부이사장, 신형회 회장 등을 맡고 있는 류 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전남도·광주시 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대한민국 6·25 전쟁 60주년 기록화, 광주과학기술원원장 역대 초상화(1998~2016) 등을 제작하기도 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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