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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예술가의 일-조성준 지음]아티스트 33인의 삶과 예술세계

by 광주일보 2021.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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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편안하다고 느낀다면 그건 당신이 죽었다는 뜻이다.” 가수 겸 영화배우인 데이비드 보위의 말이다. 그의 말은 고전적인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예술만을 위한 삶을 살다간 이들의 삶은 모진 고통과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것이다. 예술에 대한 열망, 고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는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르다.

화폭 앞에서, 무대 위에서, 거리를 누비며 자신의 세계를 꿈꿨던 예술가의 삶을 다룬 책 ‘예술가의 일’은 한 시대를 빛냈던 전설들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인 조성준은 일간지 기자로 현재 매경프리미엄에 ‘죽은 예술가의 사회’를 연재하고 있다. 저자가 책을 쓰게 된 것은 필립 로스의 책 ‘아버지의 유산’을 읽던 중 그의 부고 소식을 접하면서였다. 병든 아버지를 관찰, 기록에 골몰했던 아들도 결국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을 접하고 한 인간이, 한 세계가 소멸한다는 의미를 생각하게 됐다.

 

책에는 ‘화성에서 온 록스타’ 데이비드 보위를 비롯해 ‘사막에서 다시 태어난 화가’ 조지아 오키프, ‘다른 세상을 꿈꾸게 하는 목소리’ 어리사 프랭클린, ‘바람과 함께 사라진 청춘’ 장국영, ‘20세기 예술의 수호자’ 페기 구겐하임, ‘영혼을 위로하는 만화’ 다니구치 지로 등 33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울러 구스타프 말러, 마르크 샤갈 등도 그들 이름이 곧 예술 자체일 만큼 자신들의 분야에서 큰 성취를 일군 아티스트들이다.

 

인류사에 위대한 유산을 남긴 예술가들 가운데는 당대에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이들이 적지 않다. 괴짜, 이단아, 이방인, 미치광이와 같은 소리를 수시로 들었다. 안토니 가우디는 미치광이라 불렸으면서도 건축학교를 꼴찌로 졸업했다. 발레 공연을 하다가 외설죄로 체포됐던 무용수 바츨라프 니진스키도 특별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안토니 가우디는 성스러운 건축물로 바르셀로나를 세계적인 도시로 세웠으며 바츨라프 니진스키는 발레를 현대예술 영역으로 편입시키는 데 일조했다.

국내 예술가 가운데서는 영화를 찍으려 세상과 싸웠던 박남옥 감독, ‘잊혀지지 않을 슬픈 전설’ 천경자 화백의 삶과 예술도 조명했다. 첫 여성 감독으로 ‘미망인’이라는 영화를 만든 박남옥은 “투포환 신기록 보유, 단거리 육상선수, 신문사 기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쳤던 천경자는 자신의 고통을 주제로 삼은 면에서 프리다 칼로 자화상과 비교된다.

이밖에 책에는 ‘고독 뒤에 가려진 고독’ 에드워드 호퍼, ‘어둠을 수집한 보모’ 비비안 마이어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33인의 예술가의 삶은 역동적이고 열정적이다. 저자는 이들의 삶과 예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예술가들 역시 제각각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을 한 사람들입니다. 누군가는 고독하게 일했고, 누군가는 시끌벅적하게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예술가의 결과물은 결국 인류의 유산으로 남았습니다. 우리는 이 유산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작가정신·1만8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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