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42년 첫 여성 관장 이수미 국립광주박물관장]
한·중·일·베트남 네트워크망 구축…대표기관 도약 목표
사이버체험관서 전시·유물 관람…유관기관 협업 저변 넓힐 것
국립광주박물관은 해방 이후 우리 손으로 처음 건립한 박물관이다. 유서 깊은 호남문화의 중심 기관이라는 자부심과 아울러 지역성을 뛰어넘는 민족문화의 보고라는 자긍심도 깃들어 있다.
개관 42주년을 맞는 광주박물관에 첫 여성 관장이 임명돼 눈길을 끈다. 이수미(55) 신임 관장이 그 주인공. 이 관장은 인터뷰에서 “민주화를 견인한 문화중심도시답게 광주에서는 특유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었다”며 “전통과 현대, 미래가 조화롭게 펼쳐지는 도시”라고 광주에 대한 인상을 밝혔다.
이어 “광주는 문화의 방향을 바꿔 나가는 나름의 ‘키’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예향이라는 자부심과 문화를 선도해 간다는 책임감은 굉장히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장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5년을 근무하며 교육과장, 미술부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박물관 전문가다. 2018년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해 고려미술을 종합적으로 고찰한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특별전을 성공리에 개최해 고려문화의 세계적 가치를 알리는데 기여했다.
이밖에 ‘왕의 초상, 경기전과 태조 이성계’, ‘145년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 ‘우리 강산을 그리다-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등 주목받는 전시를 다수 기획했다.
이 관장은 광주박물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아시아 도자문화 실크로드 연계 사업을 꼽았다. 장소성, 역사성, 자긍심으로 대변되는 지역 브랜드를 토대로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을 아우르는 도자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23년까지 신안선 출항 700년 기념사업을 추진해 박물관이 도자문화를 대표하는 국제적 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게 한다는 복안이다.
“올해는 상설전시실도 개편할 예정입니다. 아시아도자문화실을 만들어 12월께 오픈할 계획인데, 궁극적으로 국제적인 신안해저문화를 알리는 부분과 연계돼 있지요.”
이 관장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실감형 디지털 콘텐츠를 토대로 한 사이버체험관을 보다 내실있게 구축해 관람객들이 사이버 상에서 전시나 유물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역문화기관과 파트너십도 중요한 과제다. 광주문화기관협의회를 통해 박물관, 미술관을 비롯한 문화기관의 공동 발전과 지역민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교류와 협력을 전개할 방침이다.
현재는 코로나로 모든 사업이 중지돼 있는 상태다. 이 관장은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다. 박물관대학을 비롯해 어린이 문화교육, 학술행사 등을 통해 시민들이 아름다운 정원을 비롯한 교육 공간에서 다채로운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박물관은 우리 선조들의 문화와 지혜가 응축된 의미있는 공간입니다. 박물관이 문화중심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선 저를 비롯한 이곳 관계자들뿐 아니라 시민들의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광주의 문화적 자산과 역량이 박물관을 플랫폼으로 해, 역동적이며 다채롭게 발휘됐으면 합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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