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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5월 아픔 치유 위해 만든 ‘5·18 가로수길’이 아프다

by 광주일보 2021.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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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홍승민 박사 땅 제공·성금 모아 담양 성암국제수련원~수북면 4㎞ 조성
군부독재 시절 이름도 제대로 못 불러 40년간 지역민들도 존재 잘 몰라
불 타고 잘리고 콘크리트 덮여 훼손…의미 살려 가로수 보호하고 알려야

지난 17일 담양군 수북면에서 성암국제수련원까지 이어진 도로(5·18 가로수길) 양옆에 심어진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지만(왼쪽), 일부는 밑둥까지 시멘트로 메워져 있는 등 훼손이 심각하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학생 희생자들을 기리는 취지로 조성된 ‘5·18 가로수길’을 알고 있는 지역민들이 얼마나 될까. 숨겨져 있었던 5·18 가로수길의 존재가 40년 만에 드러나면서 많은 시민이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성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담양군 수북면 성암국제수련원(옛 성암야영장)에 따르면 지난 1981년 수북면 입구에서 수련원을 잇는 4㎞ 도로 양쪽으로 가로수길을 조성했다. 김종호 당시 전남도지사 제안으로 1980년 5·18 당시 희생된 학생들을 기리고 당시의 아픔을 잊지 말고 새로운 희망을 갖고 일어서야 한다는 의지를 담아 조성한 이른바 ‘5·18 가로수길’이다. 

하지만 5·18 가로수길의 존재 조차 알고 있는 이들이 손에 꼽을 정도다. 서슬퍼런 군부 독재 상황에서 ‘5·18’이라는 명칭을 꺼내지 못하면서 조성 계기를 아는 몇몇 인사들 기억으로만 남겨졌다. 

5·18 가로수길의 조성 연혁을 찾아볼 수 있는 자료도 ‘국제교육재단 30년사’가 유일하다. 

자료에는 5·18 이듬해인 1981년 청소년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고(故) 홍승민 광주 YMCA 2대 재단이사장(홍안과 의사)과 당시 이대순 전남도교육감이 5·18 민주화운동 중 희생된 학생 희생자들을 기리고, 5·18로 청소년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자는 취지로 의기투합한 내용이 담겼다. 홍 원장이 담양군 수북면 일대 약 16만5289㎡(5만평) 임야를 무상으로 내놓고, 이 교육감을 주축으로 전국 교육감들이 뜻을 함께해 학생성금을 모았다. 이른바 5·18 성금이다. 

 

이런 성금을 종잣돈으로 만든 게 청소년 야영교육을 위한 공간인 성암야영장으로, 이 때 야영장 주변 4㎞ 도로 양쪽에 가로수를 심었다. 부족한 돈은 일부 지역 기업인이 댔다.

이 길은 40년이 지난 지금 아름드리 가로수들로 빼곡하다. 벚꽃·목련·메타세콰이어·캐나다단풍·히말라야시가·측백·느릅나무·이팝나무 등 종류만 18종이 넘는다.

하지만 5·18 가로수길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으면서 의미를 모르는 일부 지역민들에 의해 훼손되는 일이 빈번한 실정이다. 논두렁을 태우면서 가로수가 불에 타고, 베어나간 가로수도 상당수다. 행정기관도 손을 놓으면서 매뉴얼대로 보호받지도 못하고 있다. 산림청이 지난 2020년에 발간한 ‘가로수 조성·관리 매뉴얼’에는 최소폭 1.5m를 기준으로 하는 보호틀을 설치하고, 지면과 5㎝높이 차이를 두는 덮개로 덮어야 하며 관수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되어있지만, 이 도로의 가로수들은 매뉴얼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 때문에 5·18 관계자들은 이제라도 5·18가로수길의 존재를 널리 알리고 익히 알려진 메타세콰이어길 등과 연계, 지역민들이 찾는 공간으로의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5·18 기념재단 관계자는 “늦었지만 5·18의 의미를 담아 조성된 곳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표지석이나 이정표를 세우고, 이를 보존해 교육 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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