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서진건설 ‘어등산 개발’ 또다시 재판 가나

이용섭 시장 “2년간 협상 제자리…사업철회 등 대승적 결단 촉구”
서진건설 “사업 추진 의지 확고…광주발전 기여 할 기회 달라”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15년간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는 어등산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이용섭 광주시장이 장기 미해결 현안인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인 서진건설측에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 반납 등 사실상 사업 포기를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서진측은 “사업을 계속 진행해 광주발전에 기여하겠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 시장은 17일 기자단 차담회에서 “서진건설이 2019년 8월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2년이 지나도록 (협상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해 유감스럽다”며 “이제는 결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지역 관광 랜드마크와 호텔 등이 부족해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가 어렵고 관광객도 광주를 외면하는 상황에서 관광단지 개발이 시급하다”며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천명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추세인 만큼 지역에서 성장한 기업인 서진건설도 지역민 숙원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도록 도와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 시장은 또 “서진건설이 사업을 하고 싶다면 시행사인 광주 도시공사나 광주시의 뜻과 공모지침에 따라 추진하면 된다”면서도 “여러 조건이 맞지 않아 수행이 어렵다면 대승적 결단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광주시와 서진건철은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담보하는 협약이행 보증금 규모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시는 총사업비 4800여억원의 10%를 요구하고 있고, 서진건설은 기반사업비 200여 억원의 10%를 주장하고 있다. 양측은 최근 이와 관련한 협의를 종료했으며, 서진측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박탈 관련 소송을 검토 중이다.

이미 한차례 광주시로부터 우선협상 대상 지위를 박탈당했다가 소송을 거쳐 회복한 서진은 법적 다툼으로 가더라도 자신이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진건설 관계자는 “2년여간의 시간과 그동안 투자된 적지 않은 비용을 떠나 이 사업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면서 “지역민을 위한 광주시의 통큰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황폐화한 어등산 일대 41만7500㎡에 휴양시설, 호텔, 상가 등을 갖춘 유원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2005년 계획 수립 이후 여러 차례 협약과 파기가 이어지는 동안 골프장만 운영되고 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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