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까지 양림미술관
판화작가 정순아가 우리를 초대하는 ‘일상의 풍경’은 다채롭다.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는 도시인의 삶을 회색빛 공간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화사한 색채가 넘실대는 가을 들판으로 데려가기도 한다. 목판화가 갖고 있는 투박함 대신, 온화한 색감과 손맛이 살아 있는 섬세한 칼질로 따스한 기운을 전하는 것도 작품의 특징이다.
정순아 작가 초대전이 오는 20일까지 양림미술관(광주시 남구 제중로 70)에서 열린다.
‘청담(淸淡)’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그녀가 오랜 작업 기간 천착해왔던 ‘풍경’ 소재의 다양한 연작을 만날 수 있다. 끊임없는 시도와 변화를 모색하는 그의 작품은 스펙트럼이 넓어 마치 여러 작가의 작품을 만나는 듯하다.
시적인 제목이 달린 ‘들판에 바람을 풀어놓아’나 ‘무르익어’ 등 가을 들판 시리즈는 화사한 색감이 돋보이는 리듬감 넘치는 작품들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풀과 벼의 이미지는 모진 여름을 이겨내고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가을 들판을 연상시키고, 힘들었던 우리 삶도 또 다른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갖게한다.
‘옥상가옥’ 시리즈는 삶의 화두가 된 ‘집’ 이야기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이며 삶의 질문을 포개놓은 듯한 중첩된 이미지가 인상적인 ‘산중문답’ 시리즈와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는 차분한 ‘순응한다’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전시에는 회화 작품도 나왔다.
실경 느낌의 산수와 면과 선이 주축이 된 추상 작품이 어우러진 ‘벽 이야기’ 시리즈다. 파스텔톤의 차분한 색감은 위로를 전하며, 화려한 색채로 표현한 작품은 생동감을 느끼게 해준다.
조선대 미술대학 회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정 작가는 한국목판화협회, 광주판화가협회, www.현대미술가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며 지금까지 11차례 개인전과 다양한 그룹전·아트페어에 참여했다. 문의 062-675-7009.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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