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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국가로 듣는 세계사-알렉스 마셜, 박미준 옮김

by 광주일보 2021.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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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의 섬나라 몰디브와 대한민국은 한 때 같은 ‘국가’(國歌)를 사용한 적이 있었다. 두 나라 모두 스코틀랜드 가곡 ‘올드 랭 사인(Auuld Lang Syne’을 국가로 사용했다.


몰디브 시인 자밀 디디는 국가에 어울리는 곡조를 찾다 외삼촌집 벽시계에서 정오가 될 때 흘러나온 멜로디를 듣고 이 곡을 선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작곡가 안익태가 ‘애국가’를 만든 1948년까지, 몰디브는 1972년까지 ‘올드 랭 사인’을 국가로 사용했다.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작하는 책은 알렉스 마셜이 쓴 ‘국가로 듣는 세계사 -영국인 저널리스트의 배꼽잡는 국가 여행기’다. ‘뉴욕타임즈’에 문화와 관련한 글을 쓰고 있는 저자는 프랑스, 미국, 네팔, 일본,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이집트 등 세계 각국을 직접 방문,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터뷰와 자료 조사 등을 책을 집필했다.

어느 나라에나 필요한 ‘상징’이 된 국가는 다양한 함의를 품고 있다. 며칠 전 끝난 올림픽은 국가의 집합체라 할 수 있었다. 금메달 수여식 때는 각 나라의 국가가 울려 퍼졌고, 부정행위로 국가를 사용할 수 없었던 러시아 선수들 시상식에선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이 연주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가족 행사 때 ‘애국가’를 4절까지 제창한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유쾌하고 현장감 넘치는 시각으로 오늘날 국가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저자는 1792년 7월 프랑스 혁명 당시 517명의 의용군이 마르세유를 떠나 파리로 행진했던 경로를 자전거로 여행하며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일본 극우인사와 설전을 벌이기도 한 ‘기미가요’에 대한 이야기도 전한다. 7세기부터 내려온 시에 영국인 관악대 대장 존 윌리엄 펜튼이 곡을 붙여 1869년 만들어진 ‘기미가요’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돼며 논란이 끊이지 않는 곡이다. 일본 우경화의 흐름속에 ‘기미가요’를 둘러싼 논쟁은 1999년 한 고등학교 교장을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책은 또 ‘화합’을 위해 백인이 지배하던 시기의 국가와 흑인들이 스스로 만들어 부르던 국가를 합쳐 5개 언어로 만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가도 소개한다.

저자는 말한다. “국가는 그저 엄숙하고 짧은 한 곡의 노래가 아니라는 것, 사람들을 단합시키거나 분열시킨다는 것, 과거의 역사를 반영하면서 동시에 미래를 만들기도 한다”고.

저자가 직접 만든 사이트( republicordeath.com)에서는 책에 언급된 국가를 비롯해 사진과 비디오, 노래 등을 통해 각 나라를 깊이 탐색할 수 있다. 또 틈새책방 홈페이지(teumsaebooks.com)에서는 우리말 가사가 포함된 주요 국가를 만날 수 있다.
<틈새책방·2만2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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