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법정 항소심 재판 참석 … 꾸벅꾸벅 졸다 20분만에 퇴정
발포명령 등 기자 질문에 묵묵부답 … 반성하는 모습도 없어
90세 노인 전두환씨가 경호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9일 오후 광주 법정에 들어섰다. 지난해 11월 30일, 1심 재판 선고를 위해 광주 법원을 찾은 이후 8개월여만이다. 사실상 학살의 최종 책임자로 알려져있는 전씨는 이후 재판 불출석 허가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법정에 설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보였지만 반성도, 뉘우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관련기사 6면>
전씨는 9일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형사 1부(부장판사 김재근) 심리로 열린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 처음 참석했다.
전씨는 이날 오전 서울 자택에서 출발, 낮 12시40분께 광주지방법원 후문을 통과해 법원으로 들어섰다. 차량에서 내려 법원 계단을 오를 때 뿐 아니라 법정에 들어서고 나갈 때마다 경호원들의 조력을 받는 등 거동이 불편해보였다. “발포 명령을 부인하느냐”, “광주시민과 유족에게 사과할 마음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부인 이순자씨도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동석했다.
재판부는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전씨를 상대로 성명·연령·등록기준지(본적)·주거·직업 등을 묻는 인정신문을 진행했다. 현행 형사소송법(277조 3호)의 ‘피고인은 인정신문을 진행하는 공판기일에는 출석해야 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피고인인 전씨가 별다른 사유 없이 2회 이상 출석하지 않아 그대로 재판을 진행했다가 뒤늦게라도 출석하니 관련 절차를 밟아 나가는 모양새다.
전씨는 청각보조장치(헤드셋)를 착용하고 질문을 받았으나 상당 부분을 알아듣지 못했고, 재판 시작 20여분만에 호흡 곤란 등을 이유로 퇴정하기도 했다. 재판은 30여분 만에 종료됐다. 전씨의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30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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