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결정전 6-10 재역전패
선발 김민우 0.1이닝 4실점, 마무리 오승환 5실점
선수 선발과 교체·경기 운영 등 잇단 논란 속 4위
한국야구대표팀이 충격의 노메달로 2020 도쿄올림픽을 마감했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이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6-10으로 재역전패했다.
일본과의 승자 결승전에서 2-5로 졌던 한국은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에서도 2-7로 패하면서 동메달결정전으로 밀려났었다.
그리고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마지막 승부에서 6-10 패를 기록하면서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1회부터 험난했다.
선발로 나온 김민우가 1사 3루에서 훌리오 로드리게스에게 좌월 투런포를 맞았고 후안 프란시스코에게는 우월 솔로포를 내주면서 순식간에 0-3이 됐다.
김민우가 다시 볼넷을 허용하자 바로 차우찬으로 투수 교체가 이뤄졌다. 급히 투입된 차우찬이 안타와 볼넷으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찰리 발레리오의 희생플라이에 다시 한국의 실점이 올라갔다.
1회부터 4실점은 했지만 한국도 쉽게 승기를 내주지는 않았다. 주장 김현수가 추격의 중심에 섰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때린 김현수는 박건우의 적시타 때 홈에 들어오면서 1-4를 만들었다. 김현수는 4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우측 담장을 넘기면서 팀의 두 번째 점수를 만들었다.
그리고 2-5로 뒤진 5회말 빗줄기가 굵어진 틈을 타 한국이 도미니카공화국 마운드를 흔들었다.
선두타자 양의지의 안타를 시작으로 김혜성과 박해민이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만들면서 3-5로 점수를 좁혔다.
상대가 선발 라울 발데스를 내리고 루이스 카스틸로를 투입했다. 허경민의 땅볼 때 투수가 공을 놓친 사이 3루에 있던 김혜성이 홈에 들어왔다.
다시 투수가 교체됐고 박해민이 발로 동점을 만들었다. 도루로 3루까지 내달린 박해민이 폭투로 홈에 들어오면서 승부를 5-5 원점으로 돌려놨다.
이정후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김현수가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다시 상대 투수가 교체됐다. 박건우의 대타로 나온 오재일도 볼넷을 얻어내면서 2사 1·2루.
도미니카공화국은 다시 투수 교체에 나서 크리스토퍼 메르세데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강백호가 바뀐 투수를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6-5로 승부를 뒤집었다.
한국이 리드를 잡자 6회초 조상우가 다시 마운드에 등장했다. 이번 대회 6번째 등판이었지만 조상우는 역투를 펼쳤다.
볼넷과 번트 안타로 2사 1·2루. 로드리게스가 스윙을 하다가 손에 공을 맞았다. 스윙 과정에서 공에 맞았지만 주심은 몸에 맞는 볼을 선언했다. 김경문 감독의 항의에도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아쉬운 판정에도 조상우는 헛스윙 삼진으로 2사 만루를 정리하고 포효했다. 위기를 넘긴 조상우는 7회까지 책임진 뒤 ‘마무리’ 오승환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하지만 오승환이 흔들렸다.
8회초 첫 타자 제이스 구즈만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1루수 오재일이 넘어지면서 에릭 메히아의 강한 타구를 잡아냈지만 베이스 커버에 나선 오승환보다 타자주자의 발이 빨랐다.
오승환이 볼넷까지 내주면서 1사 만루가 됐고, 폭투로 허무하게 동점 주자가 들어왔다.
6-6에서 악몽은 계속됐다.
오승환이 후안 프란시스코에게 좌중간 펜스를 때리는 역전 2루타를 허용했고, 요한 미에세스에게는 좌측 담장 넘어가는 투런포까지 내줬다.
결국 오승환은 6-10에서 김진욱으로 교체됐다.
9회말 김혜성이 선두타자 안타로 마지막 불꽃을 살렸다. 박해민의 2루타가 이어지면서 무사 2·3루가 됐다.
앞선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맞대결에서도 1-3의 승부를 9회말 뒤집었던 기억이 있는 만큼 한국 덕아웃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하지만 허경민을 대신해 타석에 선 최주환의 플라이 타구가 유격수에 막히면서 주자들이 움직이지 못했다.
이정후가 삼진으로 돌아서면서 투아웃, 김현수도 2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경기는 그대로 6-10 패배로 끝났다.
2012 런던·2016 리우 대회에서 빠졌던 야구는 이번 대회에서 13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돌아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우리나라 남자 구기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의 영광을 만들었던 한국은 올림픽 2연패에 도전했지만, 빈손으로 돌아섰다.
선수 선발과 교체 과정 그리고 경기 운영까지 끊임없이 잡음이 나왔고, 결국 허탈한 노메달로 말 많던 한국야구대표팀의 도쿄 올림픽이 끝났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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