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봉사활동·소통행보
조용한 호남 바닥민심 훑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 가운데 ‘2강 구도’를 형성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배우자들의 ‘내조 전쟁’이 뜨겁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측 간 상호 비방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배우자들은 호남에서 조용히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아내 김숙희씨는 지난 6월부터 사실상 호남에 상주를 하면서 광주에서 8주째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씨는 최근 두 번째 호남 방문을 통해 호남에서의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들 내조의 특징은 김숙희씨의 경우 ‘조용한 봉사활동’을 통한 내조에, 김혜경씨는 광주의 역사와 광주 정신을 바탕으로 각계 각층을 만나는 ‘소통 행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8주째 광주에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숙희씨는 일주일에 2∼3일씩 새벽부터 저녁까지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로 남광주시장과 대인동의 ‘천원 식당’에서 일손을 거들며 서민들과의 소통의 폭을 넓히고 있다. 봉사활동도 여러 장소를 돌며 하는 것이 아니라 한 곳에서 매주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어 주변에선 김씨의 ‘진정성’을 높이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최근에는 청각·언어·지체장애인 특수학교를 방문하고, 장애인시설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밖에 노숙자 시설 및 양로원, 마을회관을 돌며 무료 배식활동을 하며, 시간을 쪼개 여성계와 문화계, 종교계 인사 등과 만나며 현장의 소리도 듣고 있다. 캠프 측 관계자는 “김씨는 봉사활동 중 짬이 생기면 호남 곳곳의 재래시장을 찾아간다”며 “상인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듣고 ‘바닥 민심’을 이 전 대표에게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씨도 뒤늦게 내조 경쟁에 뛰어든 만큼 호남 민심 행보를 늘리고 있다. 김혜경씨는 지난달 14일 남편 대신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장인상 빈소의 조문을 한 뒤 공식 행보를 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24∼25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데 이어 지난달 29일부터 2박3일 간의 일정으로 광주·전남을 다시 찾았다. 김씨는 광주의 역사와 ‘광주 정신’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지역민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달 24일 처음으로 광주를 찾은 김씨는 광주 서구에 위치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무실을 찾았고, 70∼80년대 들불야학의 거점이자, 80년 5·18 당시 ‘투사회보’를 제작했던 광천시민아파트를 둘러보는 등 광주의 역사에 집중했다.
지난달 29일 두 번째 광주 방문은 5·18 민주화운동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5·18 택시를 타고 금남로와 전일 빌딩 245, 메이홀을 거쳐 전남대를 방문했다. 이어 전남대 5·18 기념장소를 둘러본 뒤 교수·학생들과 ‘청년, 찾다-하다’를 주제로 간담회를 갖고, 오후에는 ‘오월어머니집’에서 오월 어머니들과 식사를 함께했다. 다음날에는 전남 목포에 이어 장흥 수해현장을 찾았고, 3일째는 광주 송정역 시장 등을 찾았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난 대선 당시 호남에서 ‘반문(문재인)’ 정서가 강할 때 김정숙 여사가 광주에서 6개월여를 머물며 민심을 돌리는 역할을 한 결과가 있었던 만큼 두 대선 후보자의 내조 경쟁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권일 기자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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