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량항서 1㎞ 떨어진 양식장까지 민물 덮치며 염도 ‘뚝’
32곳 20㏊ 피해…“올 추석 출하할 것 없다” 어민들 시름
사흘 간 500㎜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강진 바다에서 전복들이 잇따라 폐사했다.
육지로부터 밀려 온 민물이 해안선에서 1㎞ 떨어진 전복 양식장을 덮치면서 양식장 절반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7일 강진군청과 어민들에 따르면 강진군 마량면 앞바다의 40ha 면적의 전복 양식장(약 400억원 상당)의 전복 가운데 절반 가량이 폐사했다.
전복이 정상적으로 생장하기 위해서는 바닷물 염도가 30~32ppt는 돼야 하지만, 이번 장마로 염도가 15ppt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당장, 강진군 32개 전복양식 어가가 전부 피해를 입었고, 40ha 가운데 20㏊ 면적의 전복이 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추산액은 200억원 규모다.
수년째 키워온 전복이 하루 아침에 죽어나가면서 어민들은 시름에 빠졌다.
마량면에서 1.5ha 규모의 전복양식장을 운영하는 김양아(47)씨는 “비가 쏟아지는데 인근 댐과 담수호에서도 방류가 시작돼 전복양식장까지 민물이 유입되면서 전복이 민물이 노출됐다”며 “치패는 물론 2년 6개월 이상 키워온 성패까지 대부분 피해를 입었다. 폐사량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 전복가두리양식협회 관계자는 “민물이 바다로 계속 유입되고 있어 전복 피해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당장 올 추석에 출하할 전복이 전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남수산과학원 강진지소 관계자 등은 이날 바다염도를 측정한 결과, 김씨의 전복양식장 등 마량면 일원 바닷물의 염도는 5ppt 수준을 기록했다.
강진군청 관계자는 “마량 앞바다는 Y자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사흘동안 강진군에 476㎜, 대구면 600㎜, 마량면 500㎜의 비가 내렸고 건너편의 도암면과 신전면에도 500㎜ 이상의 비가 내리면서 육지의 민물이 바다로 유입됐다”며 “여기다가 사내간척지 만덕호도 방류를 시작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어민들이 민물 유입으로 전복이 폐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자 이날 현장을 찾은 행정당국과 정당 관계자들은 피해 어민들을 위한 대책마련을 약속했다.
이승옥 강진군수는 “어민 피해 보상을 위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을 포함해 재난지역 선포 등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강진=남철희 기자 chou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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