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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숲, 다시 보기를 권함] 숲에서 일어난 일, 숲에게 맡겨라

by 광주일보 2021.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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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터 볼레벤 지음, 박여명 옮김

세계적 생태 작가이자 숲 해설가, 나무 통역사인 페터 볼레벤은 “숲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숲에게 맡겨라”고 말한다. 그는 왜 그 같은 주장을 할까? 환경보호라는 인간의 개입이 오히려 숲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진단한다. 자연은 스스로 필요한 환경을 만들고 조절할 능력이 있는 데 말이다. 

페터 볼레벤이 펴낸 ‘숲, 다시 보기를 권함’은 기존의 숲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린다. 무엇보다 인간의 시각에서 한발 비켜서서 자연의 세계를 봐야 한다는 사실을 깨우친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코로나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예단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감염병학과 글로벌 환경 보건 연구 권위자 조나 마제트 교수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지난 1년간 각국이 치른 코로나 팬데믹 비용의 단 2%만 투자하면, 전 세계 숲 황폐화 방지사업을 10년 간 벌일 수 있고, 이는 감염병X 발발을 40%까지 낮출 수 있다”고 말한다.인간의 운명이 결국 자연에 좌우된다는 말이다. 자연은 필요한 환경을 스스로 만들 줄 알며 스스로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을 지녔다. 그 능력은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저자는 숲은 인간의 손길이 닿으면서 위기를 맞았다고 단언한다. 이는 숲을 바라보는 시선과 관련이 있다. 인간은 나무와 숲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실제 속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숲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이유는 임업을 위한 보호와 관련이 있다.(독일은 임업에 수렵의 의미가 더해진다)

나무를 경제성과 효율성에 부합하는 자원, 다시 말해 상품으로 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가꾸지 않거나 때를 놓친 나무는 자원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가치가 낮다는 것이다. 임업의 시각으로 본다면 나무는 언젠가는 베어지게 될 운명을 맞는다. 

숲은 여전히 ‘훼손되지 않은 원시 상태의 생태계’에 가깝다. 물과 공기, 생물의 다양성을 간직한 곳도 숲이다. 일상의 소음과 분주함도 숲에서는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숲의 뒤편에서는 무자비한 착취가 이루어지고 있다. 동물들은 가장자리로 밀려나고 있으며 나무는 체류기간이 정해진 목재 원료로 전락했다.

저자는 목재로서 침엽수가 빠르게 인정을 받은 데는 수종 특성 때문이라고 부연한다. 햇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침엽수는 밀집도나 일조량에 상관없이 직선으로 자란다. 산림경영 측면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관리하기가 쉽다. 이에 비해 활엽수는 햇빛이 비추는 방향으로 자라는 특성 탓에 줄기들이 구부러지고 얽힌다.  

아울러 풍력발전과 바이오매스에 가린 민낯도 파헤친다. 대기오염 방지에 보탬이 되는 녹색 에너지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논리다. 풍력발전기를 세우고 목재 펠릿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어 내는 과정에서 흙에 저장돼 있던 이산화탄소가 대규모로 배출되며 야생동물은 서식시를 잃는다. 녹색 에너지를 생산하기보다 에너지 절약에 나서는 게 이득이다.

인간이 개입하지 않고 자연 속에 내버려두면 순리에 따라 생태계가 보존된다. 그러나 인간이 개입하면서 숲은 질서, 생명, 공동체를 빼앗기고 훼손당했다. 숲은 자연이지 가구고 다듬어야 할 ‘공원’이 아니다. 

오늘의 자연보호는 숲에 대한 배려없이 진행되는 데 문제가 있다. 유행에 따라 수종을 선택하고 문제가 생기면 개벌이나 간벌을 하고, 그 자리에 또 식재를 한다. 생물종의 다양성은 사라지고 원예 사업의 관점에서만 생각한다. <더숲·1만8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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