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 참사’ 석면 철거공사 감리 절차도 부실했다

일반건축물 철거감리자 선정 앞두고 공무원 청탁 전화도 확인
지분쪼개기 여부 등 조사…경찰 다음달 초 1차 수사결과 발표

 

철거 건물 붕괴 사고가 일어난 학동 재개발 지역의 건축 철거 잔해물./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 붕괴사고’와 관련, 일반건축물 철거 뿐 아니라 석면 철거공사 과정에서의 감리 절차도 부실하게 진행된 사실이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일반건축물 철거 공사 감리자 선정을 앞두고 전·현직 공무원의 청탁 전화가 있었던 사실도 확인됐다. 조합측의 공사비를 부풀린 정황과 지분쪼개기 여부도 수사중이다. 경찰은 재개발사업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불법 재하도급 여부를 알았는지 보완수사를 거쳐 관련자 신병 처리 여부 및 중간 수사 결과를 내놓기로 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9일 건물 붕괴사고와 관련,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 3명을 불러 일반건축물 철거 과정에서 한솔·백솔 간 불법 하도급 여부와 한솔·다원 간 이면 계약을 알고 있었는 지 여부를 집중 조사중이다. 경찰은 기존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 업체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의 혐의를 확정한 뒤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경찰은 또 석면 철거 과정에서의 감리자의 부실한 감리 정황도 일부 확인, 형사 처벌 여부를 검토중이다. 석면 철거의 경우 감리자가 상주해서 살펴야 하지만 학동 4구역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이같은 점을 토대로 석면 철거공사 감리자와 관리·감독을 맡은 동구청의 위법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아울러 재개발조합측의 석면·지장물 철거, 기반시설 정비, 범죄예방·이주자관리 등을 위한 계약 체결 과정에서 공사비가 제대로 책정되지 않고 부풀려진 정황을 확인하는 한편, 조합 관계자들의 지분 쪼개기를 통한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동구청 7급 공무원에게 감리자 지정과 관련, 청탁성 전화를 한 인물로 전·현직 공무원을 특정해 조사하는 등 사고 발생 한 달이 되는 다음달 8일까지 1차 수사 결과를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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