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철도망 반영 … 전라선 고속철·광주~나주 광역철도 포함
“동서 화합·내륙 경제권 형성의 획기적 계기 마련했다”
영·호남 20년 숙원인 광주와 대구를 1시간대에 잇는 ‘달빛(달구벌-빛고을)내륙철도’가 막판 회생했다. 전라선 고속철도, 광주~나주 광역철도 등도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됐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철도산업위원회 심의를 거쳐 달빛내륙철도 등을 포함한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식개통까지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내륙철도를 이을 수 있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광주는 물론 대구지역 사회도 들뜬 모습이다.
달빛내륙철도는 지난 4월 22일 공청회를 통해 공개된 잠정안에서 사실상 탈락을 의미하는 ‘검토사업’으로 분류됐으나, 광주와 대구가 포기하지 않고 힘을 결집한 끝에 최종안에서 ‘신규 사업’으로 부활하는 기적을 낳았다. 잠정안(43개 사업) 이후 최종안(44개 사업)에서 추가된 사업은 달빛내륙철도가 유일하다. 이날 최종안에 포함된 대구~광주 달빛내륙철도를 비롯해 전라선 고속철도와 광주~나주 광역철도 등 44개 사업은 다음 달 국토교통부 고시를 거쳐 공식 확정된다.
달빛내륙철도는 광주 송정과 서대구 간 199㎞ 구간을 잇는 단선 전철 사업으로, 사업비는 총 4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광주, 전남(담양), 전북(순창·남원·장수), 경남(함양·거창·합천), 경북(고령), 대구 등 6개 광역·10개 지자체를 경유한다. 영향권 인구만 1700만명에 이른다.
두 달여 간 달빛 내륙철도의 국가 계획 반영에 총력을 쏟아온 광주와 대구 지역사회는 고무된 반응이다. 지난 4월만 하더라도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주시와 대구시는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달빛동맹을 더 공고히 다졌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은 4월 공청회 이튿날 곧바로 청와대를 방문해 사업반영을 호소했고, 달빛내륙철도 관련 영호남 6개 지역사회의 여론을 결집했다. 국토부(건설교통부) 장관 출신이기도한 이 시장은 국토부 후배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자신을 ‘달빛 내륙철도 상황실장’으로 소개한 뒤 달빛내륙철도가 동서 화합을 앞당기고 국가 균형발전의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영호남 6개 광역단체장도 4월 28일 경남 거창에 모여 호소문을 발표하고, 공동 의견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하는 등 힘을 보탰다.
정치권도 적극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국회의원(광주 북구갑)을 중심으로 한 광주와 대구 국회의원 16명은 국회에서 긴급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 철도망 계획 반영을 촉구했다. 영호남 국회의원들이 특정 현안을 놓고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유례 없는 일이다.
두 지역은 내친 김에 달빛내륙철도 개통을 전제로 한 2038년 하계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를 선언하는 초강수까지 뒀다. 광주와 대구의 포기 없는 협업에 부정적이었던 중앙 정부의 기류도 급변했다.
이용섭 시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달빛동맹 역사상 가장 큰 산맥을 넘었다. 힘을 모아준 광주시민, 영호남 지역민, 정부 관계자에게도 깊이 감사드린다”며 “동서화합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역사적 프로젝트가 되도록 조기 착수를 위해 다시 뛰겠다”고 밝혔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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